자정 넘긴 산업부 국감, 주요 질의는?
자정 넘긴 산업부 국감, 주요 질의는?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1.10.06 0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야 충돌‧고성 없이 장시간 ‘무난한 진행’
2차관 접대 추궁‧한전산업 협상 등도 다뤄

[에너지신문] 5일 시작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는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여야 위원들의 집중 질의로 그 포문을 열었다.

먼저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탈원전의 부당함과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문제점을 따지는데 집중했다.

양금희 의원은 풍력설비의 국산 비중 축소를 지적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국산 풍력설비 비중은 2016년 70.4%에 달했으나, 2021년 상반기에는 12%로 급격히 줄었다. 국내 풍력 제조업의 업체 수, 고용인원, 매출액 모두 감소세라는 게 양 의원의 설명이다.

양금희 의원은 “블레이드, 발전기 등 풍력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은 34%, 기술 및 가격 수준은 선진국 대비 60%에 그친다”며 “기술발전이 없으니 가격도 그대로여서 경쟁력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간사)가 문승욱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간사)가 문승욱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한무경 의원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던 신재생에너지 구입 단가가 오히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구입비용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지출되는 발전차액지원금(FIT)”이라고 지적했다.

산업부가 신재생에너지발전차액지원 명목으로 지난해 3639억원을 지급했으나, 발전차액지원금은 한전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전력구입단가 계산 시 이 비용이 빠져있다는 것.

한 의원은 “지금까지 알려진 신재생 구입단가는 발전차액지원금을 제외한 금액이었다”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의혹이 일지 않도록 앞으로 신재생 전력구입단가를 계산할 때 발전차액지원금으로 지출된 금액도 포함시켜 정확한 통계를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자근 의원은 산지태양광시설의 안전점검 미흡을 지적했다. 산업부와 산립청이 전국 산지태양광 530개소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시행한 결과 이 중 17%인 90개소가 ‘미흡’ 판정을 받은 것.

미흡 판정을 받은 시설들은 △기초부위 지반 침하 △콘크리트 균열 △축대 및 절개면 상태 미흡 △기초부위 폭우에 의한 지반 침하 △축대 균열 △토사유출 등이 우려되는 만큼 전수 조사를 통한 안전강화가 시급하다는 게 구 의원의 지적이다.

▲ 김성환 의원이 문승욱 장관에게 질의하는 모습.
▲ 김성환 의원이 문승욱 장관에게 질의하는 모습.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보다 조속한 탈석탄 추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강조하며 산업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송갑석 의원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될 경우 30년 뒤 최소 3000조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9개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를 추산한 결과 최소 71조에서 최대 473조의 탄소국경세를 지불해야 한다. 도입국가 및 품목을 확대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원전 리스크’도 잠재 리스크 비용에 포함됐다. 일본의 경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누적 투입비용 138조원을 포함해 총 978조원이 원전 사고 후속 처리비용에 쓰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보다 2.5배 많은 2495조원의 후속 처리비가 필요하다. 포항, 경주 등 원전 밀집지역의 지진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송 의원은 “기후재앙으로 인한 비용은 지금 당장 청구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GDP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해법은 탄소중립의 이행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0년 대한민국 GDP는 1,924조원로 향후 30년간 3%성장한다는 가정에 따라 최소 년 2%씩만 투자한다면 2050년까지 총 1895조원을 탄소중립 이행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투자 재원 조달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신정훈 의원은 “수도권의 낮은 전력자급률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이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전력소비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서울, 경기지역의 전력자급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각각 12.7%, 64.3%에 불과하고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계통인프라 투자 비용(집행기준)은 지난 10년간 무려 2조 3000억원에 달한다.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첨단산업이 전력자급률이 낮은 수도권에 집중됨으로 인해 전력계통 비용은 상승하고 총괄원가에 반영돼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역별 전력소비-생산의 불균형은 특정지역에만 발전시설을 집중시켜 희생을 강요하고, 지역경제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신 의원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과 망 사용료의 정확한 부과를 통해 공정한 전력구조와 균형발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질의하고 있는 양이원영 의원(무소속).
▲ 질의하고 있는 양이원영 의원(무소속).

신영대 의원은 올해 출범한 정부사업 ‘K-RE100’의 참여율이 여전히 바닥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체공공기관 350곳 가운데 K-RE100 참여기업은 5.14%인 18곳에 불과하다는 것. 글로벌 RE100이 8월 기준 전년도 가입기업 대비 67% 증가 추세를 보인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의 K-RE100 참여율은 저조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치를 40% 이상으로 상향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RE100의 달성이 저조할 경우 국내 산업에 매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들의 낮은 참여율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K-RE100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박기영 2차관이 과거 에너지수요관리정책단장 당시 위례 집단에너지공급시설 승인과 관련, SK E&S로부터 고급 식사 및 상품권 등 450만원에 달하는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을 추궁했다. 이에 박 차관은 SK E&S 관계자와 함께 식사를 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청탁 또는 업무 관련 만남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이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SK E&S 관계자들에게 박기영 차관 접대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이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SK E&S 관계자들에게 박기영 차관 접대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또 민주당 황운하‧이성만 의원은 한전과 자유총연맹 간 진행 중인 한전산업개발 매각과 관련,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지적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한전산업의 주가가 5배나 올라 사실상 매각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발전소 경상정비 정규직화를 위한 새로운 자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정감사에 참석한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충분히 정책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탈원전 등 일부 민감한 질문에는 대답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진행된 이날 산업부 국정감사는 지난해와 달리 여야 위원간 충돌이나 위원-증인 간 고성이 오가지 않고 무난히 진행됐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벌금형 확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민주당 이규민 의원 등은 위원 명단에는 있었지만 불참했다.

권준범 기자
권준범 기자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