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앞둔 석탄발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멸종' 앞둔 석탄발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2.01.13 0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폐지 및 전환 따른 일자리 상실‧지역경제 악영향 우려
주민수용성 확보하면서 전력수급에 기여...'재활용' 기대

[에너지신문] 발전원 구성은 연료수급 환경, 기술개발, 사회적 요구 등에 따라 변화해왔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까지 무연탄 기반의 석탄발전이 주류를 이뤘다. 이후 1960년대 주유종탄(主油從炭), 1970~90년대는 주탄종유(主炭從油)에 원전이 더해지며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2000년대부터는 LNG발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구 1인당 연간 전력소비량 1970년 240kWh에 불과했으나 50년이 지난 2020년에는 9826kWh로 40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석탄발전은 국가 경제성장과 함께 지속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뒷받침해왔다. 특히 1960년대 공업화의 밑거름 및 1970년대 오일쇼크 극복의 첨병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00~2010년대까지도 최대 비중의 발전원으로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했다.

그러나 환경문제와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며 석탄발전의 입지는 급격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국, EU,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을 포함한 138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 또는 지지하고 있다. 사실상 전 세계가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포스코에너지 베트남 몽즈엉Ⅱ 석탄화력발전소 전경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 및 석탄발전 Zero를 목표로 석탄발전 감축 추진하고 있다. 2030 NDC 상향목표 달성도 에너지 부문의 선도적 역할이 필수적인 만큼 석탄발전 퇴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석탄발전 건설공사 중단 요구에 따른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유례 없는 정책적 석탄발전 감축 추진 과정에서 발전사업자 권리 훼손, 일자리 불안, 지역경제 침체 등의 우려도 상존하는 것.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독일 최대 석탄발전 기업인 스테악(Steag-Konzern)은 탈석탄법이 재산권을 침해하며 위헌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석탄발전 관련 환경을 종합 고려해 정책방향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석탄발전 감축 추진 성과와 한계점

정부는 국정과제로 2017년 이후 노후 석탄발전 10기 폐지를 차질 없이 완료했다. 석탄발전량 제한을 통해 2017년 이후 탄소배출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발전5사 기준 석탄발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1억 9200만톤에서 2020년 1억 5100만톤으로 4년간 26%가 줄었다.

정부는 2034년까지 가동 후 30년이 도래한 24기를 LNG 발전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2034년말 잔존하는 37기 석탄발전에 대한 추가 폐지·전환도 검토 중이다. 석탄발전 설비를 활용하는 암모니아 발전, LNG대체 후 수소 발전,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책 여건으로는 석탄발전 폐지 가속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최신 및 정상가동 설비에 대한 사업자의 자발적 조기폐지 유인의 부재다. 그간 석탄발전 사업자는 설비 노후화에 따른 효율 저하, 고장증가 등의 사유로 폐지의향을 제출해왔다.

즉 석탄발전 폐지를 권고 또는 강제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전무한 것이다. 현재 석탄발전 폐지는 사업자 의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료전환을 위한 주민수용성·기술·연료 확보도 녹록치 않다. 현재 추진 중인 LNG발전 대체 건설도 주민수용성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석탄발전 감축에 따른 부작용 및 우려

기폐지 석탄발전 8기 인력 중 95%, 1268명 중 1207명은 인력 재배치가 이뤄진다. 현재 석탄발전소 발전사 및 협력사 인력은 약 1만 5000명으로 발전사 주기기 운전, 관리감독 등에 약 6000명, 연료·환경설비 운전과 경상정비 등에 약 9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석탄발전 산업 내 신규 일자리가 한계점에 이른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일자리 상실 및 미래 불확실성에 대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석탄발전에만 필요한 직종 및 지역 기반 소규모 협력사 중심으로 일자리 상실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전KPS 등 전국 단위 사업장을 보유한 협력사는 인력 재배치가 비교적 용이하나, 지역 기반 2차 협력사 등은 재배치 가능한 사업장이 한정적인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그간 석탄발전은 에너지 공급이 중요한 지역에 위치함으로써 소재지 인근 산단 형성 및 연관산업 성장에 기여했다. 호남화력은 여수산단, 삼천포화력은 창원·여천산단, 태안화력은 서해안, 영흥화력은 인천남동산단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왔다. 또 영월, 삼척, 영동 등 강원도를 중심으로 국내 무연탄의 안정적 소비처로 그 역할을 수행했다.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금, 지역자원 시설세와 같이 각 지역의 경제촉진 및 주민편의 사업을 위한 안정적 지원금 및 세수 확보에 일조하기도 했다. 전체 석탄발전에 대해 연간 약 600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인니 찌레본 석탄화력발전소 전경.

그러나 향후 석탄발전이 완전히 퇴출될 경우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기폐지 석탄발전소는 충남·경남·전남에 분산돼 있고 각 지역에 타 석탄발전이 다수 잔존, 현재까지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전국 석탄발전의 절반이 소재해 있는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세수 감소, 지역 일자리 감소 등 지역경제에 타격이 우려되는 것.

지역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적 대체사업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사업에 대해 지자체와 주민 간 입장차가 있고,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정책 수단 및 거버넌스 체계도 부재한 상황이다. 2018년 남동발전은 대구시의 유치동의서를 받고 대구에 LNG발전 건설을 추진했으나 환경오염, 집값 등을 이유로 지역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대구시는 지난해 3월 유치동의서를 철회하기도 했다.

아울러 석탄발전에 대한 세금은 인상되나 지역경제 및 수용성 제고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지역자원시설세는 현재 0.3원/kWh에서 2024년부터 0.6원/kWh로 2배가 오를 예정이나 상당 부분 광역지자체에 귀속, 발전소 인근 주민에 대한 실질적 지원효과 및 수용성 제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탄발전의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화

정부는 법‧제도를 통해 석탄발전 폐지 및 전환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석탄발전상한제 등 시장원리를 통해 자연스러운 폐지를 유도할 방침이다.

발전공기업 5사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자발적 석탄상한제’를 민간발전사까지 확대하기 위해 전기사업법을 개정, 제도화를 추진한다. 또한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LNG 발전을 반영, 신속 전환을 유인한다. 석탄발전 조기 폐지 및 전환에 대한 법적 근거와 비용보전 방안도 마련 중이다.

저탄소‧무탄소 전원 기술개발 및 투자촉진을 통한 전환도 유도한다. 기술개발 및 실증을 바탕으로 석탄발전 대상 암모니아 상용화를 추진하고,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CHPS) 제도 도입으로 수소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수용성 제고를 위한 발전소 주변지역 보상금 개편도 검토 중이다.

특히 2030 NDC 목표 달성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 및 전환, 무탄소 전원 등을 반영하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중장기 방향을 제시할 방침이다.

일자리와 지역경제, 친환경이 견인한다

기존 석탄발전이 친환경 발전으로 전환됨에 따라 일자리 역시 ‘친환경 발전 일자리’로 바뀐다.

LNG·수소·암모니아 등 대체 발전소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성장이 예상되는 송배전 공사 및 정비 분야 등으로 최대한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친환경 발전으로의 전환에 따른 신규 발생 일자리를 전망하고 교육·자격증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TF를 올해 상반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재배치·신생 업무 수행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 운영한다.

석탄발전 폐지 예정시점 기준 최소 1년 전부터 지자체·고용지청·발전사·협력사 간 전환 TF를 구성하고, 폐지 준비 상황 및 계획을 공유하는 등 노동자 불안 완화를 위한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타 지역으로 재배치가 곤란한 지역 기반 소규모 협력사는 지자체·고용지청 중심으로 지역 기반 일자리로의 전환을 지원한다. 다만 불가피하게 전환이 곤란한 특수직종 등의 경우에는 노사합의를 전제로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면서 정년에 의한 점진적 감축을 유도할 방침이다.

▲ 9일 국회 앞에서 삼척 주민들이 양이원영 의원의 공개사과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지난해 6월 9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삼척 주민들이 삼척화력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모습.

정부는 석탄발전 부지의 친환경적 재활용 및 지역경제 충격 완화 지원에 적극 나선다. 송변전선로, 용수 공급 배관, 선박 부두 등 석탄발전소 기 구축 전력인프라를 활용, 친환경 발전단지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력수급과 계통안정을 위한 필수 휴지보전 대상 발전소는 존치할 예정이다. 대상 발전소 선정기준, 유지·운영 및 사업자‧지역에 대한 보상 방안도 마련한다. 전력수급 목적 외의 경우 신산업단지 또는 관광·문화시설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급격한 지역경제 충격이 예상되는 지역의 경우 ‘정의로운 전환특구’로 지정, 지역 주력산업 전환 및 일자리, 지역경제 회복을 지원토록 완충 수단을 마련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지정 기준과 절차 등 구체적 제도를 담은 고시 제정을 추진 중이다.

발전사업자가 신규 사업 추진 시 ‘先사업추진 後수용성확보’에서 ‘先수용성확보 後사업추진’ 체계로 거버넌스를 변화시킨다. 또 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지역 에너지 전환 협의회’ 및 ‘지역 에너지 센터’ 등 협의 체계 구축 근거를 마련한다.

에너지 관련 세수의 에너지전환 지원 목적 활용을 위한 운영방안도 개선한다. 지역자원시설세 관련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추진하고, 구체적 활용방안을 협의·결정하기 위한 이해관계자 협의체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권준범 기자
권준범 기자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