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남부·동서 이어 남동발전도 LNG 저장시설 검토
“가스공사·민간 시설로 장기수급계획 수요 수용 충분”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에 이어 최근 남동발전이 자체 LNG터미널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사진은 포스코LNG터미널)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에 이어 최근 남동발전이 자체 LNG터미널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사진은 포스코LNG터미널)

[에너지신문]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중대재해법 적용 등으로 건설단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발전공기업들의 자체 LNG터미널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어 국가적 중복 및 과잉투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에 이어 최근 남동발전이 자체 LNG터미널 건설을 검토하면서 서부발전을 제외한 발전공기업이 각각 2기의 LNG저장탱크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 발전공기업의 자체 LNG터미널 ‘봇물’

발전공기업중 현재 유일하게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은 기존 Vitol에 이어 2019년 9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와 2020년부터 향후 5년간 연간 25만톤의 LNG 공급구매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에도 50~70만톤규모의 LNG공급선을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화력 부지내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하기 위해 현재 기획재정부에 KDI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해 둔 상태다. 저장탱크 각 1기에는 중부발전 LNG물량과 SK E&S LNG물량을 저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남부발전은 2023년부터 10년간 48만톤, 2027년부터 7년간 50만톤을 구매 의향을 갖고, Vitol과 협상중이다. 2020년 12월 HOA계약을 체결했지만 SPA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부발전도 LNG 인수기지 건설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통해 하동발전본부내에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을 추진키로 하고, 2026년 12월과 2031년 6월 각각 1기의 저장탱크 건설을 목표로 현재 기획재정부에 KDI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10월 LNG 인수기지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하고, 울산발전본부 내 LNG 인수기지 건설을 위한 용역을 시행중이다. 대상 복합발전은 수소 혼소 LNG복합 330㎿급 1기, 한국형 표준 LNG복합 1000㎿급 1기, 신울산 LNG복합 1000㎿급 1기, 울산 4호 LNG복합 900MW급 1기 등이다.

동서발전도 울산본부 내 예정지에 20만㎘ 2기+@(1기 또는 개질설비 등)의 LNG저장탱크와 부대설비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타당성 조사용역에서는 울산발전본부 인근 항로 여건상 LNG 선박이 접안, 하역할 수 있는 해상 구조물(Trestle) 설치가 어려워 북방파제에서 하역된 LNG를 인수기지까지 극저온 상태로 이송하는 LNG해저냉열배관 방식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포함했다.

아울러 △가스공사 시설(직도입+시설임차) 이용 △직공급배관이 가능한 인근 LNG기지(직도입+시설임차) 이용 △자체 인수기지(직도입) 건설 추진 △기타 추천사업(안) 등의 사업모델별 분석 기준도 도출한다.

동서발전은 현재 2024년부터 연간 60만톤 규모의 LNG 장기도입 계약을 위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와 HOA 계약을 협의하다 중단하고, 이후 연간 30만톤 규모로 도입물량을 줄여 지난해 12월 TOTAL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다.

▲ 울산에 위치한 한국동서발전 본사.
▲ 울산에 위치한 한국동서발전 본사.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3개 발전공기업에 대한 LNG터미널 건설 타당성 조사용역은 모두 벽산엔지니어링이 수행중이다.

여기에 올해들어 남동발전도 LNG저장설비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에 가세했다.

남동발전은 지난 1월 21일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 건설사업 타당성조사용역을 공고했지만 2월 8일 PQ 심사접수 마감결과 입찰사 부족으로 2월 17일 재공고했다. 재공고에 따라 PQ심사는 2월 24일~3월 7일까지, 입찰신청은 3월 23일~3월 25일까지 변경됐으며, 투찰일은 3월 25일이다. 용역은 착수 후 11개월(실준공일: KDI 예·타 종료일)간 진행된다.

남동발전의 이번 LNG 저장설비 건설 타당성 조사 용역은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반입·저장·송출·부대설비 포함) 건설을 통한 천연가스발전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제성 확보 가능한 사업모델 발굴 및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기초입지는 삼천포발전본부 저탄장 또는 용역사 추천 최적부지(안)을 검토한다.

삼천포 3~6호기 대체 발전, 시험연구발전소, 연료전지 등 천연가스 발전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지점별 1.7GW급~2.7GW급의 건설사업 규모와 경제성을 분석한다.

사례별로 보면 삼천포 3~4호기와 시험연구발전은 1.7GW, 여기에 삼천포 5호기를 더할 경우 2.2GW, 여기에 삼천포 6호기를 추가하면 2.7GW 용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거래 변동비에 따른 대상설비 이용률 및 천연가스 사용물량을 산출해 건설 규모 및 경제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체 저장설비 건설 및 타사(민간 또는 가스공사) 저장설비 임차(안)도 비교 분석한다.

즉 △자체 건설, 가스공사 주배관망 연결, 민간 인수기지 직배관 연결 △가스공사에서 직접 연료 조달방안 △자체 저장설비 건설 및 연료 직도입 모델과 가스공사, 민간기지 배관망 연결해 연료 조달시 경제성을 비교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남동발전의 LNG 저장탱크 규모도 중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과 같은 20만㎘급 2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LNG직도입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면서 최근 브루나이 BLNG와 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조건 조항으로 진통을 겪었다. 현재 다각도 직도입 여부를 검토중으로 이번 용역을 통해 가스공사의 LNG탱크와 공급시설을 이용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국남동발전 진주 본사 전경.
▲ 한국남동발전 진주 본사 전경.

현재 한전 발전공기업 중 LNG터미널 건설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는 곳은 서부발전이 유일하다. 서부발전이 LNG터미널 건설 타당성 조사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앞서 서부발전이 2020년 3월 10기의 중유탱크가 들어서 있는 평택발전본부의 평택중유탱크터미널을 LNG기지로 전환하거나 대체부지를 선정하는 방안을 주 내용으로 ‘평택 LNG 터미널 건설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발주했다가 불과 열흘만에 용역발주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서부발전은 “국내 가스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사업부지의 활용방안 및 용역 사업범위 등 세부현황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서부발전은 현재 (주)한양의 동북아LNG허브터미널(주)와 LNG터미널 이용계약을 맺고 (주)한양으로부터 묘도의 LNG발전소 부지를 인수한 상태다. 한양과 함께 LNG직도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지역난방공사, 서울에너지공사 등 에너지공기업도 LNG터미널 건설 또는 임대, LNG 직수입 타당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에서는 GS와 SK E&S의 합작사인 보령LNG터미널과 포스코에너지의 광양LNG터미널이 증설을 이어가고 있고, 한국석유공사·SK가스·MOLCT가 참여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HDC 현대산업개발과 한화에너지가 합작한 통영에코파워, 상업용 LNG터미널을 운영하는 (주)한양의 동북아LNG허브터미널이 LNG터미널을 건설중이다.

◆ 천연가스 인프라 과잉 및 중복투자 우려

이같이 민간에 이어 발전공기업까지 자체 LNG터미널 건설에 본격나서면서 최근 천연가스 저장시설 인프라의 과잉 우려와 국가적인 중복투자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발전공기업의 건설예정인 LNG저장탱크는 대체로 20만㎘급 2기 규모로 터미널 운영의 경제성, 안전성, 수용성, 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최소 LNG탱크 3~4기가 동시에 건설되거나 준공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1단계 공사시 평택 1~3호, 인천 1~3호, 통영 1~3호, 삼척 1~4호, 보령 1~3호 탱크를 준공했고, 해외 LNG터미널의 경우에도 싱가포르 1~3호, 쿠웨이트 알주르 1~8호, 태국 PTT터미널 1~4호 탱크 등 일반적으로 3~4기를 동시에 건설해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LNG저장탱크 2기를 건설하는데 약 7000억원~1조원의 투자비가 소요되는데, 2기만 운영시 운영 효율성이 떨어져 BOG(증발가스) 처리문제가 발생하고 발전소 문제 발생시 LNG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탱크가 넘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터미널이 정지(Shut Down)되거나 보수시에는 가스공급 백업시스템이 구성돼야 하고, 가스공사 또는 민간LNG터미널사의 동의하에 LNG스왑이 이뤄져야 할 뿐만 아니라 LNG선 회황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최근 코로나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중대재해법 적용 등으로 건설단가가 상승해 국내 건설공사비가 최소 30%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경제성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발전을 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손실이 국민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 한국중부발전 본사 전경.
▲ 한국중부발전 본사 전경.

주민보상대책, 인허가 등 수용성에 대한 비용상승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제성 검토시 보상비용 상승에 따른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발전공기업 자체 LNG터미널 추진은 중복 및 과잉투자가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가스공사와 민간LNG터미널로도 LNG수급량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정부가 발표한 제14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2021~2034년)에 따르면 2034년까지 천연가스 수요는 기준수요 총 4797만톤, 수급관리수요 총 5253만톤으로 2021년 대비 약 8.6% 증가한다. 이중 발전용 수요는 2034년 기준수요 총 2088만톤, 수급관리수요 2544만톤으로 2021년 대비 각각 9.5%, 9.3% 증가한다. 수급관리수요는 가스저장시설 등 공급인프라 확충에 장기간 소요되는 점을 고려, 이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된다.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에 따르면 현재 건설중인 가스공사 당진LNG기지와 민간LNG터미널 건설이 완료되면 2034년까지 총 1840만㎘의 천연가스 저장용량이 확보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가스공사와 민간 LNG저장기지 공사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가스공사의 저장용량은 누계 1444만㎘, 민간의 저장용량은 336만㎘로 총 1780만㎘에 달하고, 여기에 부산신항 벙커링터미널과 민간 저장탱크 추가증설을 통해 60만㎘가 확보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장용량 20만㎘당 연간 약 100만톤의 LNG를 수용가능하다고 볼 때 월 1회 회전율을 적용하면 2034년까지 약 9000만톤의 LNG 용량을 소화 가능하다는 것이다.

계산적으로 보면 1840만㎘ 저장용량은 2034년까지 총 가스수요 예측량인 4797만톤이라고 할 때 수요대비 저장용량 17.1%인 821만톤을 저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관련업계의 관계자는 “발전공기업들이 앞다퉈 자체 LNG터미널 건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건설공사비가 상승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자칫 LNG 직도입에 따른 설비 과잉 및 중복투자로 국가적 측면에서 효율이 저하될 수 있고,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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