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준공연도·난방면적으로 예측가능 모델 개발
성능 예측 '2시간→27초'...방문 없이 언택트 활용 OK

[에너지신문] 건물은 일상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부분이자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1/3을 차지한다. 따라서 건물과 기후위기는 떼어내 생각하기 어려운 관계다.

건물은 하루아침에 새로 짓거나 단시간 내 개보수가 어려우며, 한 번 지어지면 정해진 배출 강도를 꾸준히 유지하기 때문에 타 영역보다도 빠른 전환과 성능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ICT융합연구단 김종훈 박사 연구진이 현장 방문 없이 AI를 활용, 건물에너지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개선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50 탄소중립 정책기조에 따라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개선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효과적인 에너지 효율개선을 위해 건물의 현 에너지 성능 수준을 파악하는 에너지 진단과 모델링이 요구되고 있다.

▲ 김종훈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의 훈련 및 검증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김종훈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의 훈련 및 검증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현재 에너지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외벽의 열관류율과 기밀도 등을 현장에서 측정하고 있으나, 대규모 사업일 경우 모든 대상 건물의 성능을 실측하기 어렵고 여건 또한 마땅치 않아 건물의 기본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특히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건물의 정보들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방문은 필수다.

연구진은 에너지 진단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 AI를 활용해 건물 에너지 성능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4만가구 데이터를 이용해 전체 입력변수로 학습된 AI모델의 성능과 준공연도별 열관류율과 난방면적을 입력변수로 하는 학습된 AI모델의 성능 차이가 NRMSE(정규 평균 제곱근 오차) 3% 수준이었으며, 저소득층 단독주택 모델로 검증한 결과 NRMSE 1.4%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또한 건물마다 별도로 수행해야하는 시뮬레이션 모델링 없이 연구진이 개발한 AI 예측 모델에 주요 변수의 입력만으로 전체 대상 가구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국적으로 분포한 노후주택 5만가구의 데이터를 이용해 모델 훈련과 검증을 수행했고, 임의로 데이터 분할 및 검증을 100회 시도한 결과 NRMSE의 표준편차가 0.25%로 안정적인 모델의 성능을 확보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예측 모델로 1만가구의 에너지 성능을 예측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27초다. 기존 1가구의 현장 방문을 통한 측정시간이 1~2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으로 시간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으며, 코로나19와 같은 시기에 비대면 방법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기존 건축물 에너지 효율 향상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현재의 에너지 성능 진단은 필수다. 연구진은 개발한 예측 모델로 건물의 대략적인 현재 에너지 성능을 파악해 관련 정책 수립 및 사업 사전 평가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종훈 박사는 "개발한 예측 모델을 이용해 건물 에너지 성능개선 사업을 시작하기 전, 건물의 대략적인 에너지 성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AI기반 에너지산업의 디지털화가 기존 에너지 진단 방법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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