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지난 4월 27일,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서방의 금융제재를 피하기 위해 가스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이들 두 나라에 가스공급이 중단된 지 이틀만에 유럽 가스가격은 15.7%가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6배 폭등한 수치다. 러시아는 마찬가지로 루블화 지불을 거부한 핀란드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 유럽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즉각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행동은 유럽 전체에 대한 협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으나,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은 유럽 전체 수요의 40%에 육박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럽 각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해법 찾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장의 혼란과 피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천연가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이같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정부는 원자력 및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해 수입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을수록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손쓰기가 어려워진다.

자원이 곧 무기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무기가 빈약하다면 잘 버틸 수 있는 맷집이라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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