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사고 사망자의 40% 해당 …인체에 치명적
밸브 조금 개방할수록 CO 위험농도 발생 확인
가스안전公, CO발생 안전장치 설치 방안 검토

▲ 한국가스안전공사가 18일 강원도 영월에 있는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에 대한 공개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한국가스안전공사가 18일 강원도 영월에 있는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에 대한 공개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신문] ‘침묵의 암살자’

가스사고 중 가장 치명적인 CO(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 기온 강하로 가스 난방기기의 사용이 늘면서‘무주 일가족 CO중독사고’, ‘포항 모텔 투숙객 CO중독사고’등 인명 피해율이 높은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 인한 사망자는 17명에 달하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스사고 사망자 42명의 40%에 달한다.

가스사고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4명은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가 원인이다. 일반 가스사고 대비 가스보일러 CO중독사고의 사망비율은 6.75배 높아 사고 당 사망비율은 치명적이다.

인체가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체내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산소결핍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캠핑장 관련 가스 사고 중 절반은 CO 중독사고며, CO중독사고는 평균 2.1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통계에 따르면 가스보일러 20건, 가스온수기 1건, 개방형 온수기 6건, 취사용연소기 6건, 야외난방용 연소기(가스난로 등) 4건 등 총 36건이다. 가스보일러에 의한 CO중독사고는 2017년 5건을 시작으로 2018년과 2019년 각 6건을 기록한 뒤 2020년 3건, 2021년 1건으로 감소하는 분위기이다.

사고원인은 배기통 연결부 이탈이 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급·배기통 설치기준 미준수 8건으로 집계됐다.

배기통 연결부 이탈로 인해 실내로 CO가 유입되거나 아예 급·배기통을 잘못 설치해 CO중독사고를 유발하는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CO중독사고는 소량 누출만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만큼, 평소에도 배기통 이탈 등의 이상유무 확인이 절실한 실정이다.

CO중독에 의한 인명피해는 최근 5년간 사망 24명, 부상 52명 등 총 76명에 이른다. 특히 사망은 2017년 6명, 2018년 10명, 2019년 3명, 2021년 2명 등이다.

이에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임해종)는 18일 강원도 영월에 있는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캠핑 중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에 대한 공개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사고 발생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캠핑 중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주로 밀폐된 차량이나 텐트 내에서 가스난로, 휴대용가스레인지 등의 가스기기를 사용하면서 발생한다.

가스안전공사는 밸브 개방정도, 사용공간 크기, 텐트와 차량, 실내습도 조건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캠핑 환경을 고려해 일산화탄소 발생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진행 간 차량은 최대 6000ppm 텐트는 최대 16000ppm까지 CO농도가 증가했는데 6000ppm은 10~15분 내 사망, 16000ppm은 1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농도다.

가스안전공사의 사고발생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불완전연소로 인해 발생하는데 밀폐된 차량이나 텐트에서 가스기기를 사용하면 산소가 빠르게 감소돼 일산화탄소 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 실험을 통해 일산화탄소가 매우 급격하게 발생하는 산소농도 구간이 존재한다는 것이 규명됐으며,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기기의 밸브를 조금만 개방하거나 사용공간(부피) 크기가 작을수록 일산화탄소를 급격히 발생하는 산소농도까지 쉽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 가스안전공사가 밀폐된 캠핑 환경 내 가스설비(난방기) 사용에 따른 CO 발생 및 산소농도 감소 추이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 가스안전공사가 밀폐된 캠핑 환경 내 가스설비(난방기) 사용에 따른 CO 발생 및 산소농도 감소 추이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 캠핑(텐트·차량) CO중독사고 실증실험 결과

가스안전공사는 밀폐된 캠핑 환경 내 가스설비(난방기) 사용에 따른 CO 발생 및 산소농도 감소 추이 모니터링 및 위험성 분석을 위해 실증실험했다.

실험 조건은 △밸브개방정도(가스소모량)에 따른 CO농도 변화 △사용공간 크기에 따른 CO농도 변화 △사용환경에 따른 CO농도 변화 △실내 습도변화에 따른 CO농도 변화 등 다양한 캠핑 환경을 고려해 4개 조건을 선정했다.

CO농도 1600ppm 도달여부, 도달시간 및 지속여부 등으로 위험판단 기준을 설정했다. CO농도 1600ppm은 20분에 두통, 매스꺼움, 구토기분을 느끼며, 2시간에서부터 사망에 이르는 수준이다.

가스소모량(밸브개방 정도)에 따른 CO농도 변화

텐트를 실험환경으로 하고 10개 가스소모량(밸브개방정도) 선정 후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진행 결과, 약 1/3 밸브개방 시 약 60분 경과 후 CO농도가 1600ppm을 돌파했으며, 이후 약 150분경에는 10000ppm에 도달했다. 그 외 나머지 케이스들은 1600ppm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자연 소화됐다.

약 1/3 밸브 개방시 약 50분 경과 후부터 급격하게 CO농도가 상승했으며, 그 외 나머지 케이스들은 약 50분 전에 모두 자연소화됐다.

이같은 실험결과 CO발생은 공간 내 산소농도와 관련이 있으며 산소농도 감소에 따라 CO발생은 완만한 증가→급격한 증가→최고점 도달→급격한 감소의 패턴을 형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밸브개방 정도가 적으면 급격한 증가, 최고점 도달 패턴이 높은 값으로 형성됐다.

약 1/3밸브 개방시 CO발생 패턴의 급격한 증가와 최고점 도달에 해당되는 산소범위 약 14~15%가 약 60분 이후 지속됐으며, 가스소모량이 크면 주변 산소만 급격히 소모하고 산소부족으로 자연소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소모량이 적으면 CO를 생성하면서 공간 내 모든 산소를 천천히 소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한된 공간 내에서 밸브를 조금 개방할수록 불완전연소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산소를 조금씩 소모하기 때문에 위험농도까지 CO가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차량내부 크기(부피)에 따른 CO농도 변화

내부공간 크기가 다른 3종류의 차량에서 외기 차단 후 실험을 진행했다.

차량내부 크기에 따른 CO발생량 비교 결과 내부공간(부피)가 적을수록 CO발생량과 발생 속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공간의 부피가 크면 CO농도 발생량이 급격한 증가와 최고점 도달 패턴에 도달할 정도까지 산소농도가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한된 공간의 크기가 작을수록 소모할 수 있는 산소량이 적기 때문에 위험농도 발생 구간까지 빠르게 산소가 소모되면서 CO발생 속도와 발생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사용환경(차량, 텐트)에 따른 CO농도 변화

연료소모량(0.83~0.86g/m)과 내부공간 크기가 유사한 조건에서 차량(3.47m3, 외기차단)과 텐트(3.29m3)의 CO농도 발생 차이를 비교했다.

실험 결과, 차량보다 텐트의 경우 CO발생량이 많으며 발생속도도 높았다.

텐트는 차량에 비해 초기 산소 감소속도가 매우 급격하며 이로 인해 CO가 급격히 발생하는 산소농도 15%이하 구간에 빠르게 진입했다. 이후 텐트는 산소농도 약 14.5%를 유지하며 CO를 장기적으로 방출했다.

텐트 환경에서는 초기 산소소비 속도가 빠르지만 낮은 밀폐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차량보다 장시간 CO를 발생시킬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실내 습도 조건에 따른 CO농도 변화

텐트 내 실내 습도 30%, 50%, 80%에 대한 CO발생량을 비교했다.

실험 결과, 실내 습도가 높을수록 CO발생 속도가 다소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내 습도 30% 조건에서 약 140분 경과 후 위험농도 1600ppm에 도달한 방면 80%조건에서는 약 30분 빠른 110분에 위험농도에 도달했다.

실내습도가 높을수록 산소소모 속도가 빨라지고 CO발생량이 다소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큰 차이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실내습도가 높을수록 산소소모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CO발생 속도 또한 다소 증가할 수 있지만 실내습도 차이에 따른 CO발생은 전반적으로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이같은 결과를 중심으로 캠핑 환경 내 CO중독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캠핑용 가스기기 등에 대한 CO발생 안전장치 설치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CO농도의 위험은 산소농도에 종속되기 때문에 산소 농도 모니터링을 통해 CO발생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가스기기에 산소농도 감지 및 장치 장착 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CO발생 매커니즘 규명에 따른 추가적인 안전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연소기 설계시 사용 연소소모량에 따른 CO발생 지점을 검토하고 CO발생 위험이 높은 밸브 조절범위(연료소모량 범위)를 검토할 예정이다. 겨울철 밀폐된 텐트 내 연소기 사용 금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캠핑이나 차박 환경에서 가스기기 사용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수면을 취할 때는 반드시 출입구를 충분히 개방하고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있으면 재빨리 텐트나 차량에서 나와야 한다. 또한 가스난로 사용시 온도조절이나 연료 절감의 이유로 밸브를 절반 이하로 개방하면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차박이나 캠핑시에 가스난로의 밸브는 절반 이상 개방하고 환기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이문호 가스안전공사 재난안전처장은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자극이기 때문에 중독되기 전까지는 누출 여부를 인체가 감지할 수가 없다"라며 "일산화탄소는 매우 치명적인 가스임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통계

구 분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37

9

10

7

6

4

1

가스보일러

20

5

6

5

3

1

-

가스온수기

1

-

-

-

-

1

-

개방형온수기

6

1

1

1

1

2

-

취사용연소기

6

2

2

-

2

-

-

야외난방용 연소기

(가스난로 등)

4

1

1

1

-

-

1

최근 5년간,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인명피해

구 분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78

22

25

9

12

8

2

사 망

26

6

10

3

3

2

2

부 상

52

16

15

6

9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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