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따라 흔들리는 에너지업계...해결방안 찾아야
정권따라 흔들리는 에너지업계...해결방안 찾아야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2.10.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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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의원, 나주시에 나주SRF 손실액 4561억 보상방안 주문
한난, 승소하고도 ‘풍전등화’…집단에너지업계 현주소와 향방은?

[에너지신문] 에너지사업을 둘러싼 주민과의 갈등이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 에너지사업에 대한 지속가능성 마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권에 따라 집중하는 에너지사업이 존재하지만, 근간을 흔들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집단에너지사업이다. 집단에너지사업법 제1조에 따르면 ‘집단에너지사업은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절약과 국민생활의 편익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에너지사업의 특성상 거주지 내에 건설된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이에 편승한 정치권의 싸움 역시 에너지업계에 딜레마가 되고 있다.

▲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전경.
▲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전경.

승자 없는 나주SRF 사태...‘모두가 패배자’

대표적인 예로 나주SRF 열병합발전소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17년 기 준공됐음에도 불구, 상업운전을 하지 못해 켜켜이 쌓이고 있는 손실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향자 의원은 지난 7월 20일 국무조정실이 내놓은 조정안에 따라 나주 SRF가 2032년까지만 가동을 하고 2032년 이후 연료를 전환할 경우 한난의 손실은 최소 4561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양 의원은 나주시가 한난의 손실보상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주SRF 열병합발전소는 지난 2017년 시운전 중 환경오염물질 배출과 광주시의 쓰레기를 나주로 반입하지 말라는 주민들의 반대에 따라 나주시가 사업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지난 5년여간 정상가동을 하지 못해 재무적 손실액만 2700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난은 나주시를 상대로 ‘SRF사업 개시 신고 수리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 원심과 항소심 모두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환경피해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 반대를 이유로 발전소 가동을 거부한 것은 적법한 사유가 아니라고 판결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난은 나주시와의 협의점을 찾지 못해 손실액만 늘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기 매출이 6609억원 증가했으나 열부문에서 2072억원 손실로 적자를 내면서 13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한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집단에너지 업계 전반의 현주소라는 게 더욱 큰 문제다.

마곡열병합, 주민권리 만큼 기업 입장도 존중돼야

서울에너지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서남집단에너지사업 역시 1단계 건설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주민 반대에 부딪히면서 착공일이 차일피일 미뤄져 왔고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비용이 크게 올랐다.

결국 예정됐던 공사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공사는 수차례 유찰 끝에 건설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비용이 들어간 셈이다.

이미 열공급시설이 일부 들어가 있고 열병합시설 건설이 늦어지게 되면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입게 된다.

실제로 올 초 마곡지구 주민이 열공급문제로 추위에 떨었다는 글이 직장인 소셜 네트워크인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서울에너지공사와 GS파워간 열거래를 하고 있는데 GS파워에서 열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추위에 떨었다는 것. 열공급 설비를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수열에만 의존하다보니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고다.

무엇보다 마곡지구는 대규모 연구단지가 조성돼 있다. 바이오, 제약, 식품 등 다양한 제품군의 연구소가 입주해 있는 만큼 마곡지구의 안정적인 열공급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올해 초 발생한 열공급 미도달 사태는 마곡지구에 입주해 있는 바이오계열의 한 기업은 “지난 열공급 문제로 십수년간 연구해온 자료가 모두 소실시킬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BIPV로 새롭게 단장한 서울에너지공사 건물 전경.
▲ 서울에너지공사 본사 전경.

냉방의 경우 건물이 필요에 의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일반 냉방기를 사용하도록 제한적 허가를 받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난방열은 집단에너지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다. 바이오연구소의 경우 실내온도가 0.1℃만 차이가 나도 미생물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열공급 사고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서울에너지공사가 전적으로 수용하고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기업들도 서울에너지공사의 고객이고 그들도 열공급을 안정적으로 받을 권리가 있다.

기업들이 마곡으로 입주하는 조건에는 에너지공급 문제도 포함돼 있다. 주민들의 반대의견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마곡지구 입주기업들의 권리도 결코 간과돼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는 특정인의 소속된 재화가 아니다. 말 그대로 공공재다. 택지를 개발하면서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공급 방식을 설계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 개별난방이 될 수도 있고 지역난방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정부가 사업타당성평가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다. 즉 지역 지정이 된다는 것은 그 지역에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해 집단에너지가 적정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공공의 목적이라는 뜻이다.

한편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양향자 의원이 국조실에 요구한 바와 같이 한난과 광주시의 손실보상 방안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에너지업계의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여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권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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