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폴란드 민간원전 건설 수주 최종계약 '눈앞'

[에너지신문] 한국수력원자력의 폴란드 민간 원전 건설 수주가 최종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확정될 경우 지난 2009년 UAE 원전 수출 이후 13년만의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폴란드 국유재산부, 한국수력원자력, 폴란드 ZE PAK 및 PGE는 지난달 3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원전 개발계획 수립 관련 양국 기업간 협력의향서와 정부부처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먼저 협력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는 한수원과 폴란드 민간발전사 ZE PAK,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 PGE 3개사 CEO가 체결했다. LOI에는 이들 3사가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에 APR1400 기술 기반의 원전 개발계획 수립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MOU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야체크 사신(Jacek Sasin)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이 체결했으며, 기업이 추진하는 퐁트누프 원전 프로젝트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노력하고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 협력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퐁트누프 프로젝트는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 폴란드 에너지 시스템의 독립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다. 궁극적으로 폴란드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하며 특히 향후 60년간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3사간 협력은 '폴란드 에너지정책 2040(PEP 2040)'에 포함된 기존 폴란드 정부 주도의 원전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신규로 추진되는 사업이으로 주목받고 있다.

ZE PAK과 PGE는 한수원이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수원이 세계 3위의 원전 운영사이자, UAE 바라카 원전을 계획된 예산과 공기에 맞춰 완공한 것이 신뢰를 줬다는 분석이다.

3사는 한국의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원전 건설 계획을 공동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퐁트누프 부지에 대한 지질공학, 내진, 환경조건 분석을 수행하고, 상호간에 제안된 파이낸싱 모델에 따라 '사전작업-건설-운영'의 단계별 예산을 추산한다.

아울러 프로젝트 이행시 미치는 영향을 정의(define)하고,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이정표를 마련할 계획이다. 3사는 연말까지 이를 포함한 신규원전 기본계획을 준비할 예정이다. 빠른시간 내에 안정적이고 깨끗하며 저렴한 전기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예상되는 투자비용과 운영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퐁트누프 원전 건설에 대한 한국-폴란드 간 잠재적 협력은 폴란드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 간의 상호 비즈니스 협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유럽 진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2030년까지 원전수출 10기'를 목표로 한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에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한편 이날 협력의향서 및 양해각서 체결 이후 양국 주요 관계자들의 발언들을 정리했다.

■ 야체크 사신(Jacek Sasin)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

폴란드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원전은 폴란드 상황, 특히 현재의 지정학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필수적이다. ZE PAK과 PGE의 계획은 폴란드의 전략적 목표인 저렴한 에너지 공급과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폴란드 에너지 정책 2040'에 따르면 퐁트누프는 폴란드 신규원전의 잠정 부지 중 하나다. 퐁트누프 신규원전 건설은 폴란드 원자력에너지 프로그램을 보조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국유재산부는 ZE PAK과 PGE가 한국수력원자력과 협상을 시작했고 폴란드와 한국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확실히 양국 간의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폴란드가 한국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번 프로젝트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원전수출 의지와 정책이 뒷받침된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 만에 원전 노형 수출의 물꼬를 텄고, APR1400의 우수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종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원전 업계에 일감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원전 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프로젝트는 한-폴란드 간 산업‧경제 분야까지 협력의 수준과 깊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양국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번 원전 협력을 토대로 방산, 배터리,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번 MOU와 LOI 체결을 계기로 폴란드와 긴밀히 협력하게 돼 상호 Win-Win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한국수력원자력은 50년 이상 원전 건설과 40년의 이상의 운영 경험을 보유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이자, 신규원전 사업에 있어 비교할 수 없는 기술력과 역량을 보유한 신뢰할 수 있는 원전 공급사다.

한수원은 현재 24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UAE와 한국에 6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한국의 APR1400 원자로는 가장 진보된 안전설비 및 보안설비를 갖추고 있다. ZE PAK이 한수원에 협력을 요청했다는 것은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원전산업 경쟁력을 재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향후 양국간 협력관계를 더욱더 굳건히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 지그문트 솔로쉬(Zygmunt Solorz) ZE PAK 회장

ZE PAK의 목표는 폴란드인들에게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자력이 그 에너지원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ZE PAK이 소유한 퐁트누프 부지는 신규원전 건설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이에 ZE PAK은 신규원전 프로젝트 개발계획을 수립하자는 의견을 가졌다.

ZE PAK은 원전 기술의 세계적인 선두주자인 한수원과 폴란드 최대 전력회사인 PGE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필요한 인프라, 경험 및 현지 엔지니어들의 열정을 가지고 있다. ZE PAK은 점차적으로 갈탄 기반의 에너지원에서 무공해 에너지원으로의 변화를 추진하는 에너지 기업이다. 에너지 산업에 종사하는 훌륭하고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이 퐁트누프 지역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원전에 대한 투자는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그리고 무엇보다 폴란드인들을 위한 기회다. 원전은 폴란드 기업과 가정을 위한 안정적이고 깨끗하며 저렴한 에너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많은 폴란드 잠재 공급사들을 위한 개발 동력이며 수천명의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이자 매우 진보된 기술과 지식으로의 전환이다. 또한 폴란드 경제에 대한 강력한 투자이자 국가와 지역에 상당한 세수를 가져다 줄 것이다.

■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Wojciech Dąbrowski) PGE 사장

폴란드는 미래에 석탄 기반의 재래식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해 대규모 원자력에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함께 에너지 안보의 기초가 될 것이다.

원자력에 대한 투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발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화석 연료 시장의 제약을 고려할 때 특히 중요하다. 폴란드 최대 에너지 기업인 PGE는 이미 폴란드 전역 600만 고객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PGE가 공급하는 면적은 폴란드 전체 면적의 거의 40%를 차지한다.

동시에 PGE는 폴란드에서 가장 큰 열 생산업체로 열병합발전을 통해 열을 공급하는 시장의 거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폴란드 에너지 전환의 리더이자 지역 최초의 유틸리티 중 하나로서 PGE는 2050년까지 기후 중립(climate neutrality)이라는 목표를 선언했다.

PGE는 폴란드의 녹색 에너지 리더이자 발트해의 최대 투자자로, PGE 계획에는 국내 최대 투자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도 포함돼 있으며, 4년 후에는 처음으로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PGE의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용량은 2040년까지 최소 6.5GW에 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