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채한도 올리는 한전법 개정안 ‘부결’
한전 사채한도 올리는 한전법 개정안 ‘부결’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2.12.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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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서 제동...민주당 대거 반대·기권
유동성 위기 우려 속 한전 내년도 경영 ‘비상’

[에너지신문]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5배까지 올리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됨에 따라 한전의 내년도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및 법제사법위원회 통과 후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면서 최종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막판에 제동이 걸렸다.

본회의 표결에서 한전법 일부 개정안은 재석 의원 203명 중 찬성 89명, 반대 61명, 기권 53명으로 부결됐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진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도 반대 표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에너지 세제 개편이 과세 형평 제고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5배까지 올리는 내용의 '한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윤석열 정부 에너지정책의 ‘저격수’로 활동하고 있는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반대 표결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표결에 앞서 반대 토론을 통해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커지고 늘어난 이자를 갚기 위해 또 회사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이자 비용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국민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한전법에는 공사가 발행할 수 있는 사채발행액이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료가격 급등으로 전력 거래가격이 판매단가보다 높아져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부족자금 조달을 위한 사채발행액이 증가, 올해 말에는 한전의 사채발행액이 법에서 정한 사채발행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전은 부족자금의 90% 이상을 사채발행으로 조달하고 있는데 올해 30조원 내외의 순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한전의 2022년 결산 정산이 완료되면 자본금과 적립금 기준액이 대폭 삭감돼 필요한 사채를 조달할 수 없어져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내년 한전의 사채발행이 불가능해질 경우 전기설비 건설 및 운영에 소요되는 자금과 전력거래대금 확보가 어렵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한전법 개정이 이뤄졌다면 한전은 추가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국회 본회의 부결에 따라 산업부와 한전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산업부, 긴급 대책회의...여당은 개정안 재제출

여야합의로 무난한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했던 한전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산업부는 9일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박일준 2차관 주재로 관계부처-기관간 대책회의를 가졌다.

한전법 개정안 부결로 내년 한전의 유동성 위기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됨과 동시에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던 자금시장 경색국면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대책회의에서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관계부처 및 기관별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회의 참여기관들은 한전의 필수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한전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차기 임시회 중 법 개정을 재추진하고 본회의 통과를 위해 적극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한전의 당면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전기요금 정상화가 필요한 만큼 전기요금 정상화 로드맵을 조기에 수립하고 국회에도 이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한전 본사 전경.
▲ 한전 본사 전경.

이와 함께 한전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되지 않도록 금융시장 여건을 면밀히 점검, 정상적인 사채발행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전에 대한 기업어음, 은행차입 등 사채 외 자금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권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박일준 차관은 “한전의 재무위기가 경제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한전도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면서 당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건전화 자구노력 계획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여당인 국민의힘은 부결 직후 곧바로 한전법 개정안 국회 통과 재추진에 착수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한전회사채 발행한도 범위를 최대 7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다시 제출했다.

구자근 의원은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를 거쳐 상정된 한전법 개정안을 별다른 대책도 없이 부결시킨 것은 한전을 채무불능에 빠뜨리고 국가전력산업의 마비를 초래하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또한 “한전 자금조달 리스크로 인해 국가신용도 하락, 전기요금 폭등이 예상되는 만큼 한전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재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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