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허브’ 역할…수소·전기차 유입 ‘승부수’
셀프충전·다양성 확보로 영역 유지해 ‘미래차’ 가교 자처

[에너지신문] LPG자동차 보급이 급속하게 줄고 있다. 누구나 LPG차 구입이 가능해진데다 환경오염과 관련한 경유차 퇴출이 가져올 공간을 LPG차가 메울 것으로 여겨지며, LPG차의 핑크빛 행보가 예상됐지만, 실상은 휘발유차의 판매가 더욱 커지고, 전기차의 확산이 급속해지면서 LPG차의 비중이 크게 줄고 있다.

더구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것으로 예상했던 셀프충전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아직도 실증연구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차량은 출고, 가스 가격마저 치솟으니. 이중고에 빠진 LPG충전소를 계속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때문에 수많은 LPG충전소가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에 경영난에 빠진 LPG충전소들은 폐업을 하거나, 새 건물을 지어 업종을 변경하는 등 충전업을 떠나고 있다. 벼랑 끝에 선 LPG충전소를 위한 탈출구는 무엇일까?

‘이중고’ 빠진 LPG충전소, 수소·전기차 유입 ‘필수’
LPG충전소가 생존을 위해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차 도입 정책에 따른 전기차의 급성장과 맞물려 LPG차 보급 축소로 인한 ‘이중고’에 빠져 있다.

특히 LPG충전소의 수익에 절대적인 택시회사들이 전기차 전환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LPG충전소의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LPG충전소 휴폐업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2032곳 충전소 중 180곳의 차량용 LPG 충전소가 휴폐업을 신청했으며, 그중 절반이 넘는 96곳이 도심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기 지역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52곳이 휴폐업을 신청하며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LPG충전소 폐업이 늘어나면 융복합 수소충전소의 후보지가 줄어든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LPG충전소는 새로운 변화, LPG차를 넘어 수소, 전기차 등 미래차량 유입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 ‘수소 인프라 및 충전소 구축 방안’을 발표, 기존 LPG충전소 등 100여곳을 융복합 수소충전소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PG충전소, 미래 모빌리티 ‘허브’로 변신 중
LPG충전소는 변화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가 풍부하다. 충전소와 주변 시설물 간 안전거리(21m)가 충분히 확보된 데다 주유소보다 훨씬 넓은 용지를 보유하고 있다.

또 버스차고지 등 도심 외곽에 위치한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보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전문교육을 받은 충전 인력이 상주하고 있어 미래 수소복합충전소 용지로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E1과 SK가스는 LPG충전소를 미래 모빌리티 ‘허브’ 역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래형 복합충전소 브랜드 ‘오렌지 플러스’를 론칭한 E1은 기존 LPG충전소 용지를 활용한 수소 전기 복합충전소를 구축, 경기도 과천시와 고양시, 서울 강서구 등 수도권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시간당 수소차 6대 이상 연속 충전이 가능하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자동 및 실내 세차 설비도 보유하고 있어 수소차 충전 고객의 충전소 이용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과천충전소는 전기차 충전 시설도 보유하고 있어 LPG‧수소‧전기차 충전이 모두 가능해 운전자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E1은 향후 수도권 및 전국 대도시 권역을 중심으로 복합 및 상용차 수소충전소 구축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SK가스도 2030년까지 LPG충전소 부지 안에 10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한다는 방안이다. LPG사업을 통해 구축된 운영 노하우를 반영, 수소충전소 사업에 있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분석했다.

SK가스는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초의 수소‧LPG복합충전소인 ‘SK행복충전 논현충전소’를 2019년 완공 이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후 대전에 수소‧LPG복합충전소를 건설, 융‧복합 충전소 확대 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LPG충전소를 셀프세차장, 편의점 등 복합시설을 확충한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등 단순 에너지 충전 공간에서 생활형 플랫폼으로 변신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LPG 사용자규제 제한이 전면 폐지된 이후 넓어진 고객층을 위해 차별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영역을 더욱 확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복합 플랫폼은 기존 LPG충전소의 이미지를 바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017~2021년 LPG충전소 휴폐업 현황.

시장 확대 위한 선결과제, 셀프충전과 다양성 확보
LPG충전소가 미래 모빌리티 허브 전환에 나서기 전에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구축해야할 선결과제가 있다. 바로 LPG차 다양성과 셀프충전이다. 이를 통해 줄어드는 LPG차 시장의 비중을 지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해 LPG 셀프충전소는 없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셀프충전은 2021년 활발히 논의될 때만 해도 금방이라도 추진될 것 같았다. 하지만 2022년 흐지부지되며, 또다시 해를 넘겼다. 하지만 올해는 셀프충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1년 5월 LPG 셀프 충전 실증사업을 허가, 현재 전국 5곳에서 시험 운영하고 있는데, 시험운영기간(2년)이 올해 종료된다. 산업부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허가를 본격적인 법령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셀프충전이 도입되면, LPG차량 감소와 연비 향상으로 인한 경영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LPG업계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LPG차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차량의 다양성’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기차가 급성장한데는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는 ‘신차 러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수소차는 몇 년째 ‘넥쏘’ 단일차량으로 버티면서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신차 출시를 요구하고 있다. LPG차와 비슷한 상황이다. 또한 2022년 스포티지 LPG모델이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누리며, 판매량이 급증했던 것은 보면 여전히 LPG차의 경쟁력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칼럼을 통해 “LPG차의 인기는 여전하다. 국내 LPG차의 경우,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고 직접 분사방식 등도 개발돼 시동성이나 연비, 출력 등 어느 하나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제작사들의 LPG 신차 종류를 다양하게 출시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선택폭이 줄어드는 사례는 매우 아쉽다”고 조언했다.

결과적으로 신규 차량이 늘어나면, LPG차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LPG충전소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차량의 저공해구역 내 운행을 규제하며, LPG차를 장려하고 있다. 그만큼 LPG의 청정 성능을 인정하고, 이를 장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등록세 무료 또는 50% 할인, 무료 주차, 자동차보유세(TVS) 면제 및 부가세 환급 혜택을 제공, LPG차를 적극 권장하는 추세. 유럽은 LPG차의 역할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가는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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