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설비 디지털변환·지능형전력망 구축에 필수
2035년까지 전체 변전소 '지능형 디지털화' 목표

[에너지신문] 발전소에서 민간 수용가까지 전력을 전송하기 위해 중간 가교 역할을 하는 변전소는 변압기, 차단기 등 전력 설비와 이를 보호, 제어, 감시, 계측하기 위한 자동화 설비가 집합된 핵심 전력시스템이다.

전력의 생산, 수송 그리고 소비에 이르는 과정에서 핵심 설비인 변전소의 모든 운영환경을 디지털화해 원자력, 신재생발전,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자동차 등 에너지믹스 시대의 복잡한 전력시스템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한 변전소를 의미하는 디지털변전소는 전력 설비의 디지털 변환 및 지능형 전력망 구축을 위한 필수적인 설비다.

한전은 2035년까지 전체 853개 변전소를 지능형 디지털변전소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전 전력연구원은 1단계로 전력설비 감시 및 제어 등 저속 및 소용량의 신호를 디지털화는 시스템을 개발, 현장에 적용했고 2단계로 디지털변전소를 완성하기 위해 전력설비의 자동운전을 위한 고속 및 대용량의 전압과 전류 계측 신호를 디지털화하는 시스템 적용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과제를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전력연구원이 변전소를 100% 디지털화하기 위해 개발한 디지털변전소 최신기술은 다음과 같다.

중앙집중형 제어 IED 플랫폼

디지털변전소와 일반 변전소의 차이는 변전소 내의 모든 신호의 교환이 1:1의 관계가 아닌 n:n의 관계를 맺고 모든 정보가 단일 네트워크 내에서만 공유가 된다는 점이다.

현재 한전이 운영 중인 부분디지털(Half Digital) 변전소에서는 변전소 운영을 위한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전송과 변전소 내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에서만 이러한 특징이 한정돼 있다.

따라서 전력 설비로부터의 직접적인 데이터 공유가 아닌 IED(Intelligent Electronic Device)가 연산한 2차 데이터의 공유만이 가능한 실정이다.

▲ 한전 디지털변전소 전경.
▲ 한전 디지털변전소 전경.

이에 따라 디지털변전소의 핵심이 되는 IED는 일반 변전소와 같은 1:1의 연결로 이뤄지게 돼 지능형전자장치가 사용되는 수량 부분이 변화가 없고 전력설비로부터 취득하는 전압, 전류, 차단기 상태 및 동작 신호의 직접 공유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신뢰도 향상을 위해 메인과 백업을 둬 고장을 예방하는 이중화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높은 비용과 설치 공간 확보의 어려움이 존재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풀 디지털(Full Digital) 변전소의 프로세스 버스(Process Bus) 네트워크를 통한 전력설비의 계측과 상태감시·제어신호의 디지털화는 변전소의 전력설비에 대한 모든 정보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지능형 전자장치 사이에서 공유가 가능하다.

이러한 Full 디지털변전소의 정보와 신호 공유의 특징을 이용해 기존의 차단기 1대당 구리케이블을 연결해 1대의 제어 IED가 담당해 차단기 수만큼 제어 IED를 운영하는 방식에서 <그림 1>과 같이 프로세스 버스를 통해 변전소의 차단기에 대한 정보를 모두 수집하고 1대의 중앙집중형 제어 IED 플랫폼에 여러 대의 제어 IED를 가상으로 설치, 변전소의 제어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디지털변전소 운영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변전소에는 제어 IED가 고장 시 백업 장치가 없어 변전소 차단 영역이 확산할 수밖에 없었지만, 새롭게 개발한 중앙집중형 제어 IED 플랫폼은 디지털변전소의 정보공유 특징을 반영해 메인과 백업의 이중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변전소의 모든 개폐기에 대한 같은 신호를 두 개의 장치가 가지게 돼 하나의 장치가 고장이 나도 다른 장치가 대체할 수 있다.

이처럼 중앙집중형 제어 IED 플랫폼은 변전소 운영방식에 있어 장치의 수량은 줄고 신뢰도는 2배로 증가하는 특징을 갖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 중앙집중형 제어 IED 플랫폼 디지털변전소 동작 개요도(그림1).
▲ 중앙집중형 제어 IED 플랫폼 디지털변전소 동작 개요도(그림1).

IEC 61850 국제규격 Sampled Value 적합성시험 자동화 시스템

변전소 내 전력설비로부터 계측한 전압과 전류 값을 디지털신호로 전송하는 MU(Merging Unit)와 같은 지능형전자장치는 디지털변전소 국제규격인 IEC 61850의 형식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다수의 제작사 제품으로 구성되는 디지털변전소의 상호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장치가 IEC 61850 규격에 따라 디지털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IEC 61850 국제규격 Sampled Value 적합성 시험자동화시스템은 IEC 61850 규격에서 정의하는 Sampled Value 형식으로 대용량의 전압과 전류 디지털신호가 초고속으로 전송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시험설정, 실행, 판정에 이르는 모든 시험 과정을 자동화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기존 숙련된 전문가가 수작업으로 진행함으로 인한 판정 오류와 장시간의 시험소요일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전력연구원은 유럽 및 미국 등 해외 선진기업의 전유물였던 1단계 디지털변전소 시험 툴을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기술 종주국인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콜롬비아, 대만 등의 해외와 국내에 100여건의 기술이전을 진행함으로써 글로벌 사업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디지털변전소는 변전소와 IT를 접목한 기술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변화가 따르고 있으며, 전력연구원은 2단계 지능형 디지털변전소 구축을 위한 시험자동화 기술을 개발함으로 현재 확보한 세계 수준의 기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제공인 인증 툴로 등록과 함께 국제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의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국내 사업과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변전소 네트워크 최적 설계 기술

변전소를 100% 디지털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변전소를 구성하는 모든 운영시스템, IED, MU가 상호 간 디지털신호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MU와 IED가 연결되는 프로세스 버스 네트워크는 전압, 전류, 개폐기 상태 등 변전소 전력설비감시를 위한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대용량의 트래픽 처리, 고정밀 시각동기 기술, 고속 디지털신호 전송, 무손실 보장 등의 요구조건이 만족해야 한다.

▲ 디지털변전소 구성도(그림2).
▲ 디지털변전소 구성도(그림2).

IEC 61850 국제표준에서는 디지털변전소 네트워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있지만, 자체 시험 결과 실제 시스템과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네트워크 토폴로지가 복잡할수록 수계산에 의한 네트워크 설계가 불가능하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설계와 검증 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전력연구원은 네트워크 시뮬레이션 플랫폼인 Riverbed Modeler를 이용해 풀 디지털변전소 네트워크 설계를 위한 이중화 장치의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한전 풀 디지털변전소 네트워크 최적 설계(안)를 완성하고 검증을 완료했다.

이는 디지털변전소를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네트워크 설계에 대한 기술 자립의 성공으로 해외 의존도를 탈피하고 국제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한전은 변전소 내에 존재하는 120여대의 자동화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현재 약 200개소의 디지털변전소를 운영 중이다.

국제표준 IEC 61850은 변전소와 관련된 최신의 정보통신 기술을 정의하고 있으며, 그 적용 범위를 변전소에서 전력시스템 전반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디지털변전소는 최신의 IT 기술과 융합, 점차 지능화돼가고 있으며 전력시스템의 디지털 변환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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