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시아, 구매 경쟁 격화… LNG현물가격은 높은 수준 유지

한원희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에너지신문]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였던 국제 LNG 시장은 2022년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 국제 LNG 현물 가격이 전대미문 수준까지 폭등하고 변동성이 심화되는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번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국제 LNG 시장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에서는 이번 위기를 초래한 EU의 가스 수급 불안 상황과 대응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2023년 국제 LNG 시장 전망과 주목해야 할 점들을 짚어본다. 

머리말
국제 LNG 시장은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자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대형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 제재에 맞선 러시아의 보복 대응에 따른 유럽의 가스 수급 불안 여파로 인해 국제 LNG 현물 가격이 전대미문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PNG 공급 중단에 맞서 EU는 탈러시아 가스를 선언하고 이번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비상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올해도 이러한 위기가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고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올해도 국제 LNG 시장은 평년 보다 높은 LNG 현물 가격이 지속되고 변동성도 심화되는 또 다른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이하에서는 전대미문의 국제 LNG 현물 가격 급등을 야기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의 가스 수급 불안 상황 및 대응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국제 LNG 시장 동향 및 2023년 전망, 그리고 주목해야 할 몇 가지 점들을 짚어 봤다.

국제 LNG 가격 급등
2021년 하반기 이후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급등하기 시작한 국제 현물 LNG 가격이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대미문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도래했다.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국제 LNG 현물 가격은 전쟁 장기화에 함께 서방의 고강도 제재에 맞선 러시아의 보복 강도가 높아지면서 8월말 Nord Stream(55bcm/y) 배관의 PNG 공급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정점에 달했다.

비록 동절기 대비 가스 재고 조기 비축, 높은 가격으로 인한 가스 수요 감소, 각국의 비상 수요 절감 대책, 온화한 11월 기상 여건 등으로 국제 LNG 현물 가격이 급락했지만, 여전히 과거 5개년 평균보다는 3배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EU의 가스 수급 위기 대응
이번 에너지 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EU의 가스 수급 불안에 기인한다.

2021~2022년 동절기 이후 연초 EU 가스 재고가 과거 10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PNG 공급 중단을 무기화하면서 유럽은 극심한 가스 수급 불안을 겪게 됐다. 지난해 들어 11월까지 EU로의 러시아 PNG 공급은 전년 대비 53% 축소됐다.

▲ EU 천연가스 지하저장설비 재고 비축 목표(왼쪽)과 EU 국가별 재고 현황.
▲ EU 천연가스 지하저장설비 재고 비축 목표(왼쪽)과 EU 국가별 재고 현황.

현재 EU로의 러시아 PNG 주요 공급 루트 4곳 중에 Turkstream과 우크라이나 통과 루트의 공급이 유지되고 있지만, 수송용량의 1/3만이 공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통과 루트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언제 전면 중단될지 모를 위험에 처해있다.    

EU는 이러한 에너지 안보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대두됨에 따라 그동안 추진해왔던 탄소중립 정책인 `Fit for 55’ 계획을 더욱 강화하면서 2027년까지 러시아산 PNG/LNG 수입(155Bcm)을 단계적으로 전량 축소하는 `REPowerEU’ 계획을 시행하기 이르렀다.

이와 함께 이번 동절기 가스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서 역내 지하저장설비들에 대해 11월 1일까지 80%(익년부터 90%)의 가스 재고 비축 의무 부과, 자발적 가스 수요 절감(15%) 및 전력 수요 의무 감축(10%), 발전사 및 화석연료사에 대한 한시적 수익 상한제 등의 다양한 비상 대책들을 도입했다.

또한 EU는 지난 12월 19일 그동안 회원국들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었던 TTF 선물 가격 상한제와 함께 공동 가스 구매(익년도 가스 비축 목표의 15%), LNG 기준 가격 지수 개발 등의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EU는 이러한 비상 대응 대책들과 함께 아시아 LNG 현물 가격보다 높은 현물 가스 가격에도 불구하고 조기 가스 재고 비축을 위한 LNG 수입 증량에 나섬으로써 이번 동절기 개시 시점에 당초 목표를 초과해 과거 10년간 최고치에 근접한 재고를 비축했다.

러시아 PNG 공급 중단을 상당 부분 대체한 EU의 2022년 LNG 수입량은 전년 대비 76%(+50Bcm) 증가한 115Bcm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EU 천연가스 전체 수입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이번 동절기 가스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올해 러시아 PNG 수입량이 대폭 축소될 상황에서 노르웨이,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등을 통한 PNG 공급 증량이 단기적으로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PNG 공급 대체가 절실한 주요국에 LNG 인수기지 설비가 부재하거나 인접국의 LNG 인수기지들과 연결 배관 인프라 제약도 존재하기 때문에 러시아 PNG 의존도가 높은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유일한 대안인 LNG 수입 확대를 위해 조기 가동이 가능한 FSRU 인수기지 및 연결 배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20개 이상의 FSRU 인수기지(125Bcm/y)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으며, 초단기간에 지난 9월 네덜란드 Eemshaven에 FSRU 인수기지가 가동을 개시했고 12월에는 독일 Wilhelmshaven과 Lubmin에 FSRU 인수기지가 가동을 앞두고 있다.

▲ 유럽 FSRU 인수기지 계획.
▲ 유럽 FSRU 인수기지 계획.

국제 LNG 수출입 동향
2022년에는 미국 Calcasieu Pass(1000만톤/년)가 2월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됐고, 9월 러시아 Portovaya LNG(150만톤/년), 11월 모잠비크 Coral FLNG(340만톤/년)가 가동됐다.

그동안 공급 차질을 겪었던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호주 등의 일부 LNG 공급 프로젝트들의 생산이 회복됐지만, Freeport LNG의 생산 중단과 하반기 MLNG II와 NLNG의 불가항력 선언 등 부분적인 LNG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세계 LNG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1500만톤) 증가한 3억 3300만톤을 기록했다. Freeport LNG의 가동 중단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수출량이 14%(+800만톤) 증가한 미국은 동기간 전체 수출량의 68%를 유럽으로 수출했다.

그동안 세계 LNG 잉여 물량의 최후 소비처로 역할했던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최고 소비처로 등장해 지난해 10월까지 LNG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64%(+4000만톤) 급증했다. 반면 높은 LNG 현물 가격 지속으로 인해 가격에 민감한 신흥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 LNG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900만톤) 감소했다.

특히 중국은 국내 가스 증산과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러시아 PNG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제로 정책이 지속되면서 현물 LNG 수입이 급감해 2006년 LNG 수입 개시 이후 처음으로 LNG 수입이 전년 대비 22%(-1400만톤) 큰 폭으로 감소했다.

▲ LNG 수출 동향(왼쪽)과 LNG 수출 동향(1~10월 YDT)
▲ LNG 수출 동향(왼쪽)과 LNG 수출 동향(1~10월 YDT)

2023년 국제 LNG 시장 전망
향후 몇 년간 세계 LNG 공급 능력 증설이 둔화되면서 2022년 국제 LNG 거래량은 전년 대비 약 6% 증가한 3억 9700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3년에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4억 1000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해 유럽의 LNG 수요가 전년 대비 약 60%(+4600만톤) 급증해 1억 2300만톤에 달할 반면, 높은 LNG 현물 가격과 중국의 LNG 수입 급감으로 인해 아시아 LNG 수요는 약 6%(-1600만톤) 감소한 2억 54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에는 2022년 신규 가동된 프로젝트들의 정상화와 Freeport LNG의 재가동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그동안 3년 이상 지연돼온 Tangguh 3호 트레인(380만톤/년)과 연말에 소형 프로젝트들(Tortue FLNG(240만톤/년), NFE(New Fortress Energy)의 Mexico Fast LNG(140만톤/년), Eni의 Marine XII FLNG(60만톤/년)만이 신규로 가동될 전망이어서 세계 LNG 공급 능력 증설이 둔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3년 유럽의 LNG 수요는 8%(+1000만톤) 증가할 전망이며, 베트남과 필리핀의 신규 LNG 수입 개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LNG 수요가 미미하게 증가하면서 아시아 LNG 수요는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2023년에는 기상 여건, 세계 경기, 유럽의 지정학적 불안 등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세계 LNG 공급 능력 증설 둔화에 따라 한정된 LNG를 두고 양대 지역 간 구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2023년 국제 유가는 각국의 긴축통화 정책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 완화, OPEC+의 추가 감산 정책, 러시아산 원유 상한제에 따른 러시아의 보복 대응 등에 관한 다양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전망 기관들마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아 배럴당 90달러 전후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 유가 연동 장기 계약 가격은 당분간 시차를 두고 하방 압력을 받은 후 $12/MMBtu 전후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화한 동절기 시작과 함께 충분한 재고 비축으로 인해 8월말 고점에서 급락한 국제 LNG 현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들어 한파가 시작되면서 프랑스의 원전 재가동 지연, 유럽의 가스 재고 소진 우려 등에 따라 반등하면서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2023년 유럽은 지난해 러시아 PNG 공급 중단과 같은 대형 악재 발생 가능성이 이미 대부분 소진됐더라도 현재 공급되고 있는 러시아 PNG 공급량 수준 이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LNG 의존도가 더욱 높아져 국제 LNG 현물 가격도 $20/MMBtu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2월 16일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역전됐던 TTF와 JKM 가격 스프레드가 다시 복귀한데다 이번 동절기 이후 유럽이 재고 비축에 나서게 되면 아시아 LNG 현물 가격도 점차 상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단기 국제유가 전망(Brent유)(왼쪽)과 단기 아시아 LNG 가격 전망.
▲ 단기 국제유가 전망(Brent유)(왼쪽)과 단기 아시아 LNG 가격 전망.

올해 국제 LNG 시장 주요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대미문의 현물 LNG 가격 폭등을 경험한 2022년을 넘어 올해 국제 LNG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이슈들을 이하에서 살펴본다.

1) EU의 천연가스 수급 불안
최근 IEA (2022b)에서는 현재 수준의 러시아 PNG 전면 공급 중단(25Bcm/y) 시나리오를 통해 EU의 천연가스 수급 밸런스에 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했다.

올해 중국의 LNG 수요가 2021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반면 세계 LNG 공급 증가가 20Bcm 정도에 불과해 국제 LNG 시장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EU28로의 LNG 수입량은 2022년과 달리 전년 대비 7Bcm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EU 회원국들이 기존 `REPowerEU’ 계획과 자체적인 공급 안보 대책을 충실히 이행한다 하더라도 약 27Bcm의  추가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해 수급 불안 및 가격 변동성 재현을 경고하고 있다. 

비록 현재 러시아 PNG 공급이 전면 중단되고 있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 통과 루트에 대한 공급 축소 및 중단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가운데 이번 동절기 한파 지속에 따른 예상보다 빠른 재고 소진, 수요 절감 대책의 실패 등의 위험 요인들로 인해 올해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제 LNG 현물 가격의 변동성도 증가할 전망이다. 

▲ 2023년 EU28 천연가스 수급 밸런스.
▲ 2023년 EU28 천연가스 수급 밸런스.

2) 세계 경기와 천연가스 수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차질의 회복 지연, 에너지 가격 상승 및 인플레이션, 각국의 통화긴축 정책 등에 따른 세계 경기의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회복세를 보였던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최근 높은 가격에 따른 수요량 감소 및 세계 경기 둔화 전망으로 인해 2022~2023년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중국 당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 완화를 시사함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급감했던 중국 LNG 수요의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 LNG 공급 프로젝트 투자 및 장기 계약
기존 장기 계약들의 경직성과 LNG 프로젝트들의 건설 공기를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작스럽게 늘어난 중단기 LNG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신규 LNG 공급 프로젝트에 대한 신속한 신규 투자가 요구된다.

당초 2022년에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유한 미국산 LNG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아시아 구매자들을 상당 부분 확보한 미국의 2세대 LNG 프로젝트들에 관한 신규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구매자들의 장기 계약 확보 노력도 지속됐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신규 LNG 프로젝트들의 최종투자결정이 저조했다. 최근 건설 비용 및 이자율 상승과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장기 계약을 꺼리는 유럽 및 일본 구매자들로 인해 마케팅과 금융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2022년 5월과 6월에 Plaquemines LNG Phase 1(1330만톤/년)과 Corpus Christi Stage 3(1040만톤/년)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결정이 각각 내려졌으며, 조기 가동이 가능한 NFE(New Fortress Energy)의 소형 Fast FLNG 프로젝트(140만톤/년) 4건 등에 관한 최종투자결정만이 이뤄졌다.

2022년 신규 체결된 장기 계약은 2018년 이후 최고치인 8000만톤/년 이상이었으며, 이중 75%가 2020년대 중반 이후 가동될 미국 2세대 LNG 프로젝트들과 체결됐다.

아시아 및 유럽 구매자들과의 계약 이외에 절반 이상이 포트폴리오 판매자들에 의해 체결됐다.

다만, 2020년대 중반 이전에 공급이 가능한 장기 계약은 많지 않다. 이러한 장기 계약들을 기반으로 올해는 카타르 NFS(North Field South)와 미국 2세대 LNG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연간 6000만톤에 달하는 최종투자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2019~2020년에 최종투자결정이 내려진 대형 프로젝트들(NLNG Seven, Mozambique LNG, Arctic LNG-2, Baltic LNG)의 건설이 지연되고 있지만, 2021~2023년 최종투자결정이 내려진 프로젝트들로 인해 2020년대 중반부터는 LNG 공급 능력 증설이 급증하면서 국제 LNG 시장의 수급 상황을 완화시키고 현물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 LNG 가격이 폭등하고 2020년대 중반 이전까지 국제 LNG 시황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아시아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유가 연동 장기 계약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유가 연동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2020년대 중반 이전에 개시되는 신규 중장기 계약의 경우에는 계약 기간이나 물량 규모에 따라 보다 높은 연동 비율이 요구돼 진다.

▲ 유가연동 장기계약의 연동비율 동향.
▲ 유가연동 장기계약의 연동비율 동향.

4) 탄소중립과 전환연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인해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중단기적으로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에너지 차원에서라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EU의 `REPowerEU’ 계획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의 핵심 의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에너지효율 개선, 무탄소 및 저탄소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EU는 지난해 12월 18일 2026년 시행 예정인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와 탄소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 개혁안에 합의함으로써 탄소가격제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탄소배출권 가격이 현재 €80/tCO2 수준에서 점차 상승할 것으로 전망될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의 최종 가격 역시 상방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발전용 연료로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반면 2010~2021년 동안 재생에너지인 태양광, 해상 풍력, 육상풍력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각각 연평균 -13%%, -13%, -15%씩 감소해 매 6년마다 절반씩 급감해왔다.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공급 시스템의 대전환이 필요하지만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험난한 과정이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유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천연가스의 역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라도 재생에너지 보급을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EU의 사례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원자력 및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는 대신 태양광과 풍력의 재생에너지 발전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천연가스 발전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전기 저장 기술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기상 여건에 따른 간헐성을 갖고 있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게 될 경우 천연가스가 전환 연료로서 언제까지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를 살펴보는 것은 유의미할 것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일부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의 대응도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맺음말
2021년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국제 LNG 현물 가격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현재까지 평년 수준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불행하게도 올해도 이번 에너지 위기의 원인인 유럽의 가스 수급 불안은 EU의 다양한 비상 대응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유럽은 러시아 PNG 공급 중단을 대체하기 위한 LNG 수입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할 반면 아시아 지역은 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세계 LNG 공급 능력 증설이 둔화되면서 유럽과 아시아 지역 간 LNG 구매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2023년에도 유럽의 가스 수급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국제 LNG 현물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제 LNG 시장에서는 이러한 EU의 가스 수급 불안 지속 여부,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 2020년대 중반 이후 국제 LNG 시장의 수급 불안을 해소할 LNG 프로젝트의 투자 및 장기 계약 규모와 변화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및 에너지 안보 차원 모두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EU의 발전 부문에서 전환 연료로서 천연가스 역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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