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단계별 압력차-유량계 계량방식 각각 달라 '계량차이'
S사-충전소간 계량차이 이견 … CNG 유량계 문제도 지적
계량 통일 필요…수소전용유량계 개발 및 계량 표준 수립

[에너지신문] 수소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유통사와 수소충전소 사업자간 수소계량방법이 달라 계량 차이가 발생하는 등 수소충전시장에서 거래시 수소계량에 대한 이견으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3월말 현재 전국에 설치된 132개 수소충전소 중 대부분 수소충전소의 질량유량계가 CNG용으로 설치돼 있어 향후에도 유사 분쟁 가능성이 있고, 수소충전소 사용환경과 동일한 조건의 국내 검교정설비가 없어 향후 신뢰할 수 있는 검교정 또는 수소전용유량계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대구혁신도시 수소충전소 H2U 전경.
▲ 대구혁신도시 수소충전소 H2U 전경.(본 사진은 관련기사와 상관없음)

지난달 29일 수소유통회사인 S사는 한국가스공사 수소유통센터에 “지난해 12월 입찰에 참여해 낙찰 2개소 및 수의 시담업체 10개소 등에 수소를 공급했다”라며 “하지만 공급한지 일주일만에 수소유량계가 CNG용으로 확인됨에 따라 각 공급처에 문제점을 알렸으나 공급후 2개월만에 공급이 중지됨에 따라 납품 금액에 대한 수금이 제대로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수소유통센터측은 “유통사와 수소충전사업자간 계량문제를 알고 있지만 당사자가 아니어서 중재권한이 없다”라며 “서로 원활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현재 시장참여자별 이원화된 거래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S사에 따르면 그동안 춘천 동내, 강원 원주, 내포, 음성(남이)휴게소, 안성(부산방면)휴게소, 대구 혁신도시, 대구 관음, 대구 주행시험장, 성주(양평방면)휴게소, 언양(서울방면)휴게소, 서울 마곡 등 10여 곳의 수소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해 왔지만 질량유량계 방식의 충전소에서 수소공급량 차이 및 정산문제가 발생하면서 현재 모든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시장참여자별 이원화된 계량방식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소 충전소의 경우 공동구매(표준계약서) 및 개별계약(개별계약서)으로 공급사(유통사)와 충전소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일부 충전소의 경우 압력차 방식으로 계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충전소에서는 질량유랑계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계량문제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아직 수소충전시장이 초창기인 상태에 있어 시장참여자별 계량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생산자와 유통사간 계량방식은 압력차(상차도) 방식으로 간소화된 기체방정식을 사용해 계량한다. 출하센터 내 유량계가 설치돼 있지 않고, 압력 및 온도값에 대한 불확도가 높은 편이다.

이와 달리 유통사와 수소충전소간 계량은 대부분 질량유랑계 방식을 적용한다. 코리올리스(Coriolis) 타입의 질량유랑계(CNG mass DCI)를 사용한다. 충전소 사용환경과 동일한 조건(수소 사용)의 국내 검‧교정 설비가 없기 때문에 측정유체로 압축공기를 사용해 검‧교정한다.

이같이 수소충전소 계량 차이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생산자-유통사간, 유통사-수소충전소간 시장참여자별 계량 방법이 달라 계량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분쟁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 수소충전소에 CNG용 유량계?

아울러 수소충전소에 설치된 질량유랑계에 대한 의문 제기도 나온다. 국내 대부분 수소충전소에는 수소전용유량계가 아닌 코리올리스(Coriolis) 타입의 질량유랑계(CNG mass DCI)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유통사인 S사는 충전사업자에게 보낸 공문에서 “계약서상 질량유랑계 정밀도가 ±5%이내 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질량 유량계(CNG mass DCI DN08)는 CNG유량계(0.74KG/㎥)로 수소가스 밀도인 0.08988g/ℓ와 10%이상 오차가 발생하므로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소가스 전용유량계로 검교정한 후 양사가 확인한 후 유랑계에 의한 물량을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으로, 당분간 T/T 압력에 의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S사는 그동안 압력차(상차도)방식으로 산업용 물량을 거래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수송용으로 수소충전소와 거래하면서 질량유량계가 CNG용으로 설치돼 있어 온도보정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 계량오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고속도로 휴게소 수소충전사업자인 한국도로공사는 “질량 유량계(CNG mass DCI DN08) 제조사인 Endress Hauser와 설치사인 효성중공업에 확인한 결과 수소가스에 적합한 제품임을 확인했고, 해당 질량유량계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교정을 받은 제품”이라며 “2월 28일까지만 수소가스를 공급받고자 한다”고 회신했다.

또 다른 수소충전사업자인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코리올리스 유량계는 진동관을 통과하는 유체 또는 기체 흐름의 진동량을 측정해 유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유체 또는 가스밀도, 압력, 온도 또는 점도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체 온도변화에 상관없이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수소 사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실제 거래물량 차이는?

실제 지난 1월 한달동안 유통사인 S사와 충전사업자인 가스기술공사의 춘천 수소충전소 물량산출현황을 보면 S사가 주장하는 공급물량이 14,170.3kg인데 반해 가스기술공사의 산출물량은 10,467.59kg으로 약 3702kg의 차이를 보인다. 양측이 주장하는 공급금액 차이만 4217만원 정도다.

이러한 공급물량과 공급금액 차이는 계약물량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S사가 공급한 모든 수소충전소에서 나타난다.

S사는 현재 거래하고 있던 모든 충전소와 거래를 중단한 상황이지만 아직 이견차이로 인해 거래대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타난 거래대금차이는 거래했던 모든 충전소를 합쳐 월 기준으로 7000여만원에 달한다는 게 S사 측의 주장이다.

이와 별도로 유통사인 S사와 수소생산업체인 A사간 계약에서 압력차(상차도)방식에 의한 정산방식을 적용하면서 T/T 1회 상차시 최소 충전량을 2700㎥(단순 환산시 240kg)으로 정산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S사의 정산결과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일부 수소충전사업자의 시각도 있다.

◆ 해결 방안은 없나?

S사와 수소충전사 간 벌어진 공급물량 차이에 따른 거래금액 이견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수소충전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양측 합의에 의해 조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주변의 의견이지만 당사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이어서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분쟁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향후에도 수소충전 계량 이슈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업부를 비롯한 한국가스공사, 하이넷 등 관계자들이 문제가 제기된 이후 지금까지 두차례에 걸쳐 회의를 갖고 공급사(유통사)와 충전소간 수소 계량에 대한 이견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표준과학연구원이 2026년을 목표로 수소전용계량기를 개발하고 있고, 국가기술표준원이 ‘수소 계량 표준’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직은 시장이 신뢰할 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게 현실이다.

오권택 한국가스공사 수소유통센터장은 “그동안 산업용 수소시장에서 관례적으로 압력차 방식을 선호해 왔으며, 수송용 시장이 생기면서 질량유량계 방식을 적용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과정”이라며 “시장참여자별, 유통단계별 계량방법이 이원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아이디어 차원이기는 하지만 수소출하센터내에 수소충전소와 동일한 질량유량계를 설치하는 방식 또는 수소튜브트레일러에 질량유량계를 설치하는 방식 등을 통해 계량방식 차이에 따른 분쟁소지를 없앨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전용계량기 개발이나 수소계량 표준이 만들어지기 전에라도 시장참여자별 이원화된 계량방식을 하나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압력차 방식을 수소충전소에 적용하거나 질량유량계 방식을 생산자와 유통자간 거래에서도 적용해 하나의 계량방식으로 정산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수소충전사업이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추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계량방법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이 조속히 수립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질량유량계 적용과 관련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계량문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빠른 시일내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수소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유통사와 수소충전소 사업자간 수소계량방법이 달라 계량 차이가 발생하는 등 수소계량 이슈가 발생했다.(사진은 수소를 운송하기 위한 수소튜브트레일러. 본 기사와 상관없음)
▲ 수소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유통사와 수소충전소 사업자간 수소계량방법이 달라 계량 차이가 발생하는 등 수소계량 이슈가 발생했다.(사진은 수소를 운송하기 위한 수소튜브트레일러. 본 기사와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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