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프리미엄 시장 전환 … 아시아 LNG 시장은 '타격'
2024년, 최대 수출국 ‘미국’… 2026년, 최대 수입국 ‘중국’
LNG 설비 투자 대비해 국내기업 참여 지원정책 강구해야

[에너지신문]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공급 차질은 글로벌 LNG시장의 수급 구조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중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급이 타이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2026년까지 LNG시장은 2021년 대비 18% 증가한 4억 4400만톤에 달하고, 유럽이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NG 수입에 주력해 큰 폭 성장하는 반면 한국, 일본, 대만 지역은 주요 LNG시장 중 유일하게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유럽의 LNG수입 급증으로 인한 LNG선, FSRU(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 발주 등 글로벌 LNG플랜트 투자확대와 관련해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 확대를 모색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이같은 내용은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가스연맹 조찬간담회’에서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러-우 전쟁이후 LNG시장의 구조변화’에 따른 것이다.

▲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가스연맹 조찬간담회’에서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러-우 전쟁이후 LNG시장의 구조변화’ 를 발표하고 있다.
▲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가스연맹 조찬간담회’에서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러-우 전쟁이후 LNG시장의 구조변화’ 를 발표하고 있다.

◆ LNG 수요변화는

이날 성 연구원은 러-우 전쟁이후 LNG수요변화를 분석하면서 “유럽이 러시아 PNG를 LNG로 대체하며, LNG 프리미엄 시장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환됐다”라며 “유럽 LNG 수입 급증으로 유럽(TTF)과 아시아(JMK)의 벤치마크 가격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유럽 천연가스 수요는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에 따라 구조적인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PNG 수입 금지로 인해 유럽 LNG 수요는 급증했으며, 당분간 LNG수요가 높게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럽은 LNG수입 증가에 대응해 신속한 재기화 용량 확대를 위해 FSRU 중심의 수입 터미널 건설 추진이 활발하다. 2022년말 기준 20여개의 FSRU 인수기지 프로젝트(약 122bcm/y)가 진행중으로, 우드맥켄지에 따르면 2024년말까지 80bcm/y 상당의 용량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위드코로나 정책이후 천연가스 수요는 산업용 중심으로 점차 상승 회복중이며, 중국내 가스 생산량 증가세 둔화로 가스수입(PNG,LNG) 의존도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러-우 전쟁 이후 지난해 2월말 러 가즈프롬과 중국 CNPC간 극동 항로를 통해 연간 10bcm의 가스를 25년간 공급하는 두 번째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또 ‘Power of Siberia' 파이프라인은 2021년 연간 10bcm에서 2025년 연간 38bcm으로 증가하며,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가즈프롬과 ‘Power of Siberia Ⅱ'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 협상을 진행중으로, 러시아 가스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천연가스 수요는 점진적 원전 재가동, 재생에너지 및 석탄발전의 순성장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LNG 수입량도 동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일본의 예상 LNG 수요량은 5150만톤으로, 이는 2021년 대비 30% 낮은 수준이다.

특히 러시아산 석유와 석탄에 대해서는 수입 금지를 발표했지만 2021년 LNG믹스의 10%를 차지한 러시아 LNG 계약 및 프로젝트는 유지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가동 확대, 석탄발전소 폐쇄 등 복합적 영향으로 중기적으로 보합세, 장기적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 15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상 2023년 4509만톤에서 2030년 4150만톤, 2036년 3766만톤으로 연평균 1.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성 연구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대만은 유일하게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과 남아시아, 동남아시아는 LNG수입이 증가하겠지만 높은 LNG 현물가격이 신흥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LNG 투자동향 및 공급 전망은

성 연구원은 올해 1월 기준 세계 LNG 공급 프로젝트는 약 2억 4000만톤의 신규 공급능력이 최종투자결정(FID)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계약 체결, 규제 승인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프로젝트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외 지역에서 제안된 프로젝트 대부분은 아시아, 중동의 국영기업들이 개발중으로, 최근 장기계약을 꺼리는 유럽, 아시아 구매자들로 인해 마케팅, 자금 조달 등의 이슈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총 3건의 LNG프로젝트(총 2530만톤 규모)만 FID에 도달하는 등 예상보다 저조했으며, 올해에는 미국 2세대 LNG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약 2배 증가한 5450만톤 규모의 5개 프로젝트가 FID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2세대 LNG 프로젝트는 Plaquemines LNG(2단계), Port Arthur LNG(1단계), Rio Grande LNG(1단계), 카타르에너지의 North Field South Expansion, 캐나다 Woodfibre LNG 등이다.

미국은 2016년 LNG수출 개시 이후 2022년 세계 최대의 LNG 공급국으로 부상했으며, 최근 2세대 LNG 프로젝트 붐에 힘입어 수출 1위국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제안된 미국의 모듈식 LNG 수출 프로젝트에 힘입어 2026년 미국 LNG 공급능력이 기본 시나리오(1억 1300만톤) 대비 약 1900만톤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현재 건설중인 Golden Pass, Plaquemines 1단계 프로젝트들은 순조롭게 진행 중으로, 2024년 하반기 이후 LNG 생산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에서 건설중인 LNG프로젝트는 서방국들이 핵심부품 및 기술 적용에 대한 제재로 인해 건설 중인 Arctic LNG2 및 Baltic LNG 프로젝트를 상당히 지연시켜 2026년 러시아 LNG 공급능력이 기본 시나리오(3600만톤) 대비 약 30% 낮은 2500만톤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모잠비크, 카타르 등지의 프로젝트 지연으로 2026년 LNG 공급능력은 1억 1500만톤에서 약 500만톤이 감소한 1억 1000만톤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모잠비크 내란 지속으로 인한 추가적인 프로젝트 지연과 카타르 North Field East의 1단계 확장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기술적인 이슈 등으로 인해 2026년 공급능력 증설이 둔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성 연구원은 2024년까지 러시아, 중동·아프리카 등지의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공급능력 증설 둔화가 예상되지만 2025년 이후 미국 중심의 신증설 물량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BNEF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6년 세계 LNG 공급능력은 2021년 대비 19% 증가한 4억 6000만톤 수준이다. 2026년에는 2021년 대비 총 7240만톤의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며, 미국 LNG 공급능력은 가장 큰 폭(38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우 전쟁이후 장기계약 체결을 보면 지난해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전체 계약 체결물량(8980만톤, 비구속적 계약 포함)의 55%를 차지했고, 유럽 17%, 중국 16%의 구매자 장기계약 비중을 나타냈다.

신규 LNG계약은 2020년 코로나 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LNG현물가격 급락 영향으로 LNG시장은 장기계약 중심에서 점차 4년 미만의 단기 및 현물거래로 전환했으며, 2021년 이후 LNG현물가격이 급등하며 단기 및 현물 위주의 거래에서 장기계약으로 선회, 2022년 장기계약 체결은 2018년이후 최고치인 8000만톤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 75%는 2020년대 중반이후 가동 개시되는 미국 2세대 LNG프로젝트와 체결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LNG 장기계약 물량은 약 3억 6400만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총 수요 전망치 대비 약 3900만톤 낮은 수준이다. 장기계약 공급량보다 수요가 더 많아 추가 수요 충족을 위해 계약되지 않은 생산량 및 초과 생산물량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2024년 대규모 계약 공급 개시로 수요와 장기계약 공급량 간 격차는 약 2000만톤으로 축소되겠지만, 2024년 이후 수요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2026년에는 격차가 4400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국인 미국은 2022~26년간 총 4200만톤 상당의 계약 공급량이 증가해 LNG 공급국 중 장기계약 물량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2024년부터 카타르와 호주를 제치고 제1의 장기계약 공급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국인 중국은 LNG 수입국 중 장기계약 물량이 가장 많이 증가해 2022~26년간 1800만톤 규모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며, 2026년까지 카타르와의 신규 공급계약 등에 힘입어 일본보다 더 많은 LNG 장기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 연구원은 “러-우 전쟁으로 인한 가스공급 차질은 글로벌 LNG시장의 수급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중단기적인 타이트한 수급에 따라 LNG가격이 상승하고, 유럽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전환됐다”라며 “LNG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소비자들이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천연가스는 에너지전환의 과도기적 시기에 채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 LNG 역할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확대될 것”이라며 “유럽의 LNG수입 급증으로 인한 글로벌 LNG 플랜트 투자확대와 관련해 국내기업의 참여 기회 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며, 안정적 LNG도입 방안 마련과 수입국, 계약기간 및 계약방식 다변화 등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유럽 FSRU 건설 계획 (자료: Wood Mackenzie(2022.11), 한국가스공사 재인용)
▲ 유럽 FSRU 건설 계획 (자료: Wood Mackenzie(2022.11), 한국가스공사 재인용)
▲ 2023년 LNG 프로젝트 FID 대기 리스트 (자료: BNEF(2023.1)
▲ 2023년 LNG 프로젝트 FID 대기 리스트 (자료: BNEF(2023.1)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