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3,4 주기기 제작 착수 및 2조규모 보조기기 발주
R&D·인력양성 로드맵 제시도...기업 "재도약 기회 얻어"

[에너지신문] 산업통상자원부가 15일 '원전 생태계 정상 궤도 진입'을 선언했다. 이날 산업부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 R&D에 향후 5년간 2조원 투입, 2030년까지 전문인력 4500명 양성을 동시에 발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탈원전 정책 폐기, 원전산업 생태계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한 지 1년 만에 원전 생태계가 완전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며 "윤대통령 취임 직후 원전 생태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신속·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제 원전 생태계 복원과 정상화를 넘어 원전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지원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제4차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 지난 3월 열린 제4차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 모습.

지난 3월 2조 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이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착수에 들어갔으며, 2조원 규모의 보조기기 발주도 이달 중 개시된다. 이를 통해 원전 생태계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감이 공급될 전망이다.

또 원전산업 전 주기에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혁신을 위해 △미래(SMR) △시장(수출) △융합(연계)이라는 세 가지 핵심방향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약 2조원을 기술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탈원전 기간 발생한 인력 이탈을 바로잡기 위해 대학·대학원 중심의 고급인력 양성과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인력수급 지원 시책을 추진함으로써 2030년까지 4500여명의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15일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과 이어진 '원전 생태계 간담회'에 참석, 정부 출범 1년간의 원전 정책 성과를 점검하고 경쟁력 있는 원전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1년, 원전 정책 정상화 성과는?

정부는 전 정권에서 백지화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했으며 안전성을 전제로 한 계속운전, 원전의 수출산업화, 차세대 원전기술 확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탈원전 기간 일감절벽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원전 생태계에 신속히 일감을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판단, 지난해 2조 4000억원 규모의 일감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3조 5000억원 규모 일감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일감 공급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다. 지난 3월 체결된 주기기 공급 계약에 따라 향후 10년간 2조 9000억원 규모의 일감이 공급되며 이달부터 향후 10년간 2조원 규모의 보조기기 계약(총 192건)도 순차적으로 발주될 계획이다.

주기기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핵심기기를 지칭하며 보조기기는 주기기를 제외한 펌프, 배관, 밸브, 케이블 및 각종 자재 등 192개 패키지를 뜻한다.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하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는 과거와 비교해 빠른 자금 집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의 원전 생태계 '연내 완전 정상화' 기조에 따라 주기기 공급계약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양 사가 힘을 합쳐 1차년도 공정률을 현재의 10%에서 15%로 높이고 이에 따른 기성금도 상반기 80%, 하반기 20%로 나줘 최대한 빨리 집행, 원전 기업들의 경영여건 개선과 건강한 공급망 유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은 보조기기 계약과정에서도 계약체결까지의 소요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고 선금을 확대, 원전 생태계로의 자금 집행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또한 국내 입찰 규모 역시 현행 60건, 3000억원 수준에서 138건, 1조 3000억원 규모로 크게 늘리는 등 기업의 일감총량을 확대한다.

참고로 원전 2개 호기에 설치되는 배관은 약 349km로 서울시청에서 울산 톨게이트에 이르는 길이이며, 케이블은 8872km로 서울-부산 경부고속도로를 왕복 10회 오갈 수 있는 길이다. 또한 필요한 철근은 총 17만 5000톤으로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필요한 철근의 약 40배에 달한다.

정부는 매출 급감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다양한 금융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 정책자금, 협력업체 대출 등 약 4000억원 규모의 긴급금융자금을 지원했으며 지난 3월 산업부·산업은행·한수원·두산이 공동으로 2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프로그램도 추가로 조성한 바 있다.

▲ UAE 바라카원전 3호기 전경.
▲ UAE 바라카원전 3호기 전경.

생태계 재도약...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로드맵

정부 출범 후 1년간 원전 생태계 복원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정상화된 생태계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원전산업 R&D 추진전략'과 '원전산업 전문인력 양성방안'을 제시했다.

전 정부에서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전 해체와 방폐물 분야를 중심으로 R&D 사업이 확대돼왔다. 따라서 현 정부는 미래·시장·확산이라는 3개 방향성을 갖고 원자력 R&D 구조를 정상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첫째, 미래 대비의 관점에서 SMR(소형모듈원전)을 필두로 하는 차세대 원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중점 지원한다. SMR 설계기술과 첨단 제조기술, 기타 차세대 원자로 핵심기술 및 원전 디지털 융합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둘째, 시장의 관점에서 원전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한국형 원전 APR의 해외 수주를 위한 수출대상국 규제요건 충족기술 개발, 기자재 수출 확대를 위한 수요국 노형 맞춤형 원전 기기 개발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 나간다.

셋째, 확산의 측면에서 원전 활용 다변화 기술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원전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기술, 재생에너지 연계 최적화 시스템, 열 직접 공급 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을 통해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R&D 사업에서 집중해온 안전성 강화와 방폐물·해체 기술에 대한 투자도 지속, 원전산업 R&D 전반의 균형과 완성도가 상향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방향에 따라 정부와 원전 공기업, 민간은 향후 5년간 2조원을 원자력 R&D에 투자, 국내 원전산업의 세계시장 선도와 중소·중견기업 기술역량 강화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원전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 나갈 우수인력 양성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탈원전 기간 인력 이탈과 원자력 전공 입학생 지속 감소 등에 따라 향후 국내외 원전시장 확대에 대응할 인력양성 기반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산업 전문인력 4500명 육성을 목표로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먼저 차세대 원전 등의 분야에서 고급인력 수요 증가에 대응, 석·박사급 고급인력 1000명과 학사급 전문인력 1000명을 양성한다. 이를 위해 '차세대 원전 융합대학원', '원전 수출 특성화과정', 'IP 특화 인력양성 프로그램' 등 대학원 중심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원전 설계 실습교육 프로그램' 등 이공계열 전공자 원전산업 유입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인력수급을 위해 현장 맞춤형 실무인력 2500명 공급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원전기업에 대한 인턴쉽·정규직·재취업 등 취업 지원을 통한 인력 확보를 중심으로, 지자체 협업을 통한 산학협력 인력육성 프로그램 등 신설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시장 확대에 따른 원전공기업 인력 확충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원전산업 인재개발원' 및 '원자력 정책연구원' 등 원전산업 인력의 안정적·지속적 공급을 위한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 임정묵 한수원 카이로 지사장(오른쪽)과 아나톨리 코브터너브(Anatoly Kovtunov) ASE JSC 카이로 지사장이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 지난해 8월 한수원이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원전생태계 복원 노력, 기업 평가는 '긍정적'

이날 이창양 장관 주재로 열린 원전 생태계 간담회에는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10개 협력업체 대표가 참석, 현장의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하는 한편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원전 생태계 구축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협력업체 대표들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포함한 일감 공급과 금융지원 등으로 다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됐다"며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시장 창출과 기술개발, 산업계로의 원활한 인력유입 등이 전제돼야 경쟁력 있는 원전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주기기 협력업체인 중소기업 A사 대표는 "그간 새울 3,4호기 등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며 핵심소재 국산화에 기여해왔으나 향후 신한울 3,4호기 수행 시에는 해당 소재의 전량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여러 간담회에 참석, 건의한 애로사항들이 실제 정책에 반영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 보조기기를 납품해온 중견기업 B사 대표는 "국내 대형원전뿐 아니라 해외 시장, 미래 SMR 등에의 다양한 납품 기회가 계속 제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창양 장관은 "세계 주요국들이 복합적인 에너지 위기를 돌파할 대안의 하나로 원전에 집중하고 있고, SMR 등 미래 원전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해외원전 수주 성사와 기자재 수출 지원 등을 통해 일감을 창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인력양성을 포함한 일관되고 예측가능한 원전 정책과 지원으로 기업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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