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확장 나선 전기차…신차 출시 줄이어
수소차 신차 ‘오리무중’…상용 모델로 방향 전환

[에너지신문] ‘2030년 내연기관차 OUT’ 내연기관차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탄소중립, 대기환경문제 등 친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 역시 이러한 기조에 맞춰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수소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그야말로 친환경차 전성시대 도래가 눈앞에 와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든데 반해 친환경차만은 40만대 고지를 넘어서며 판매된 차 4대 중 1대가 친환경차였다. 

친환경차가 대세로 떠오르고 지금, 이를 양분하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소차가 완패하는 모양새다.

▲ 최근 7년간 전기차 수소차 판매량 추이.
▲ 최근 7년간 전기차 수소차 판매량 추이.

2016년 비슷한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전기차는 전 세계적으로 6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반면, 수소차는 2만대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예측,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격차가 크게 벌어지게 된 이유는 인프라 구축 차이가 가장 큰 이유다. 전기차는 수소차보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충전소 설치도 상대적으로 간편하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선택의 다양성’이다. 전기차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전기차 리스트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나와있는 차만 해도 50여종에 육박하며, 앞으로도 업계에서 신차 출시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차종 다양화에 기인해 전기차의 판매 속도는 가파르게 빨라지고 있다. 반면, 수소차 여전히 ‘넥쏘’ 1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로 시장을 확장해도 전기차는 400여종이 활보하는 반면, 수소차는 넥쏘와 토요타 미라이, 혼다 클라리티 뿐이다. 즉, ‘400 VS 3’의 싸움이다. 

미래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로 갈 것인지 수소차로 향할 것인지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선택지를 바탕으로 비교, 판단할 수 있는 전기차가 더 매력적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친환경차 선택, 현재까지 ‘다양성’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기차와 수소차의 다양성에 변화가 올까? 

▲ 기아 최초 대형 SUV 전기차 EV9.

‘신차 러시’ 전기차, 선택의 재미 더 커진다
이제 전기차 시대를 넘어 ‘대중화’가 거론될 만큼, 전기차는 너무나 익숙해졌다. 특히 탄소중립, 대기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줄어드는 내연기관차의 비중을 전기차가 고스란히 받아드리고 있다. 또한 저가형부터 프리미엄급까지 선택지도 다양해졌고,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차만 해도 50여종에 육박하며, 앞으로도 신차 출시 리스트가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도 전기차 러시에 뛰어들었다. 우선 헌대차그룹은 3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먼저 코나 EV를 시작으로, 경형 전기차 레이EV와 대형 SUV 전기차 EV9까지 라인업을 추가한다.

특히 현대차는 대형 SUV 전기차 EV9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을 통해 만든 두 번째 전기차로, 그동안 국내에 없었던 ‘대형 SUV 전기차’라는 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꾸고 환골탈퇴한다는 계획으로 선보이는 첫 전기차 모델 ‘코드명 U100’이다. 이는 쌍용차의 부활을 이끈 중형 SUV 토레스를 기반으로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일본 브랜드도 전기차 대열에 합류한다. 토요타는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전용 전기차 RZ450e’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차는 렉서스 첫 전기차 플래폼 ‘e-TNGA’를 적용 71.4kWh배터리를 탑재해 300km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BMW와 벤츠의 전기차 전쟁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벤츠는 하반기 EQE SUV를 출시, 고급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벤츠는 앞으로 EQA부터 EQS까지 전기 SUV 풀라인업을 갖춰간다는 계획이다. BMW는 올해 5시리즈의 순수전기차 버전 ‘i5’를 출시, 대부분의 세그먼트에서 전기차 모델을 갖추게 됐다. 또한 순수전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BMW iX2를 라인업에 추가, 제품군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폴스타2로 흥행에 성공한 폴스타는 폴스타3를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 준대형 SUV 폴스타3도 내놔 모델 라인업을 확대한다.

GM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 캐딜락도 순수전기차 ‘리릭’(LYRIQ)을 하반기 한국에서 출시한다. 리릭은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제조된 캐딜락 최초의 순수 전기차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3000만원 이하의 소형전기차를 내놓아, 소형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2만 유로 이하의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했던 폭스바겐은 소형차 ID.2all을 내놓으며, 목표 도전에 성공했다. 이전 모델대비 에너지소비효율을 크게 높인 신형 ID.4도 오는 6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넥쏘, 여전히 혼자 달린다…모델 개발은 ‘물밑작업’ 
수소승용차를 대표하는 현대차 ‘넥쏘’는 4년 연속 글로벌 수소차 1위 자리를 지켜내며, 전 세계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현대차 넥쏘가 1만 1179대를 판매, 수소차 전체 점유율 50%를 상회하고 있다. 수소차 시장에서 넥쏘의 독주가 견고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넥쏘를 이를 후속모델에 대한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양산을 시작한 넥쏘는 출시 이후 1차례 부분변경을 통해 변화를 줬지만, 6년 동안 수소차 포지션을 꾿건히 지키고 있다.

현대차는 “후속모델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정해진 시점은 없다”는 말만 내놓을 뿐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넥쏘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만큼 식상하다. 

다행히 현대차를 대신해 수입차업계에서 새로운 수소차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BMW가 선두주자로 나섰다. ‘수소연료전지차 ‘iX5’ 파일럿 모델’을 선보였다. BMW는 4년 간의 개발 끝에 토요타 미라이의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이다. 이 모델은 1년 동안 전세계에서 시험 운행을 한 뒤 2025년에 정식 출시 및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소차 판매 부진으로 명맥만 이어오던 혼다도 GM과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공동개발을 발표, ‘혼다 CR-V’를 기반으로 한 신형 수소전기차를 2024년에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여기에 미라이 2세대로 변화를 줬던 토요타도 하반기 일본에서 미라이의 후속작으로 크라운모델 라인업에 수소차를 추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푸조와 지프, 시트로앵 등을 품고 있는 스텔란티스그룹은 현대차 투싼 iX와 넥쏘를 개발한 수소차 전문가 안병기 전 현대모비스 전무를 영입, 수소차 개발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등 수소승용차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수소차 모델 확대는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또 다른 문제점은 수소차의 방향이 승용 모델에서 상용차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소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용모델이 최적이라는 의견이 계속해서 제기됐고, 정부도 2030년까지 수소상용차 3만대 보급을 내세우며 상용모델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동조해 현대차 역시 첫 수소전용 대형트럭 넵튠을 앞세워 ‘상용 부문’으로 확장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승용 모델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수소차가 전력을 쏟는 부분이 상용 모델로 바뀌면서, 중·단거리는 ‘전기차’가, 장거리와 대용량은 ‘수소전기차’가 담당하는 구도가 확정되는 듯하다. 때문에 전기차와 경쟁하는 수소승용차의 힘이 상당히 빠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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