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태 경동도시가스 과장, “실증 통해 선제적 대비” 밝혀
액화수소충전소 안전기준 제도화, 연구 구체화 필요성도 제기

[에너지신문] 2026년까지 도시가스 배관의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실증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가스 공급시설에 수소를 혼입하는 것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수소가 금속배관을 만났을 때 진행되는 수소취성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소취성은 아주 작은 크기의 수소 분자가 금속의 분자 사이로 침투해 저장되면서 금속의 연성이 약화돼 조기에 균열, 파단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 25일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한국가스학회 ‘2023년 봄 학술대회’에서 서영태 경동도시가스 과장이 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
▲ 25일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한국가스학회 ‘2023년 봄 학술대회’에서 서영태 경동도시가스 과장이 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25~26일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한국가스학회 ‘2023년 봄 학술대회’에서 서영태 경동도시가스 과장의 ‘탄소중립정책 대응을 위한 도시가스 공급시설의 수소공급방안 검토’ 논문 발표에 따른 것이다.

서영태 과장은 “수소혼입에 따른 수소취성 발생 매커니즘은 아직 정립된 이론이 없으며 압력설, 흡착설, 격자설 등으로 연구가 되고 있다”라며 “수소취성에 대한 각종 논문에 따르면 취성 현상으로 인한 인장강도 및 항복강도의 감소는 없으나, 연신율의 현저한 감소 현상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소는 가볍고 분자의 크기가 매우 작은 특징을 갖고 있어 아주 작은 틈새로도 누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의 공급시설을 활용해 수소를 공급하는 문제는 다양한 각도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동도시가스는 지난해 5월부터 도시가스 공급시설의 수소주입에 따른 도시가스 배관과 용접부의 수소취성 영향, 매몰형 밸브와 정압기, 계량기의 수소영향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현장에 직접 사용하는 부품을 활용해 실증실험장을 구축하고 수소주입후의 영향을 확인했다.

지난해 5월 이후 3개월간의 수소주입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실증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압시설의 경우 기 설치했던 정압기를 활용함으로써 일부 가스누출이 확인돼 조치했으며,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수소주입 실증을 이어가 향후 다가올 수소혼입의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그는 또 ‘PE배관 수소공급시 PE융착부 안전성에 대한 영향분석 검토’ 논문 발표에서도 “도시가스배관에서 약 5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PE배관은 금속과 수소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인 수소취성에서는 자유롭지만 매우 작은 수소분자의 크기로 인한 융착부 수소 누출이나 재질 투과, 물성 변화 등의 잠재적 위험요소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수소가스는 비중과 밀도가 매우 작은 기체로 인화성과 확산성을 갖고 있어 이러한 문제에 노출될 경우 수소가 산화제를 만나게 되었을 때 폭발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소 혼입에 대비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PE배관에서 가장 취약한 부위는 융착부로, 맞대기, 소켓, 새들 각 융착부와 재료 자체의 물성에 대한 수소의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 과장은 PE배관 융착부의 물성변화, 재질 투과,수소 누출 방지 세가지 방안에 대한 안전성을 논문연구 및 실증을 통해 분석했는데, 3개월간 실증 테스트한 결과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말까지 지속적인 연구와 실증을 통해 PE배관의 수소 혼입시 안전성 확인 및 안전관리 방안을 검토해 수소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폴리텍의 신지호 씨는 ‘천연가스 수소혼소 적용에 있어 관로자재로서의 PE100, PA12의 역할’을 발표하면서 “현재 부설되어 있는 파이프의 상당수가 노후된 스틸관으로서 수소혼소 적용시 수소취성 등으로 인한 장기적인 배관 안정성 확보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PE80 가스관로 외에 스틸관로를 대체하는 후보군으로서 PE100과 PA12를 수소혼소 실증시 추가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한편 유은결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 연구원은 ‘액화수소 충전소 위험성 평가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면서 “현재까지 액화수소 충전소에 관한 안전기준이 제도화되지 않은 실정이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그중 위험성 평가단계는 충전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해 액화수소 충전소의 안전성 확보에 필수적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은 액화수소 충전소가 이미 상용화돼 운영중이고, 우리나라도 2023년 12월까지 액화수소 충전소를 준공해 실증 운전에 돌입할 예정으로 2025년까지 40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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