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1.8조원 투자…연 생산유발효과 1.3조원 기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으로 미래 글로벌 화학산업 선도할 것”
[에너지신문] SK지오센트릭이 울산에서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의 첫 삽을 뜨고, 국내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은 물론 미래 먹거리인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 경쟁력을 제고에 나선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중국의 범용 제품 생산 증가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SK지오센트릭이 이를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 5000㎡ 부지(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조성하는 기공식을 15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제규격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크기로 지어지는 공사에는 총 1조 8000억원이 투자되고 오는 2025년말 완공 계획이다.
‘대한민국 순환경제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 기공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김두겸 울산시장, 박성민 국회의원, 환경부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이승렬 산업정책실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등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울산 ARC는 SK지오센트릭이 플라스틱 문제해결에 기여한다는 의미 또한 갖는다.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인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PET 해중합이 한 곳에 구현된다.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고부가 기술들로 플라스틱의 오염도, 성상, 색상과 상관없이 상당수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이 새로운 쓰임새를 찾는 순환경제가 시작된다. 플라스틱을 화학적 재활용함으로써 원유 사용을 통한 생산활동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임에도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했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울산 ARC는 환경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혁신(Green Transformation)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에 매우 상징적이면서도, SK그룹의 핵심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관통하는 프로젝트”라며 “폐플라스틱이 자원으로 재탄생할 것이며 대한민국 울산은 미래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중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순환경제는 새로운 경제질서이며 플라스틱은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가운데 하나”라며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탈플라스틱 사회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R&D와 산업 육성을 지원, 플라스틱이 화학산업의 원료로 재활용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고, 순환경제 구축에 앞장서는 기업들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 밝혔다.
◆ ‘플라스틱 르네상스’ 이끌 울산 ARC는?
“플라스틱 재활용 핵심기술을 보유한 울산 ARC는 화학산업의 위기가 거론되는 시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며,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Renaissance)를 이끌겠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울산 ARC 기공에 맞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부흥(부활)의 개념인 르네상스를 플라스틱에 적용, 폐플라스틱을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어 다시 쓰임새를 찾도록 하고 화학산업에도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는 시장이며 빠르고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2050년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울산 ARC가 완공되지도 않았는데 글로벌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생산될 물량의 30% 가량이 선판매 협의 단계에 있다는 것이 SK지오센트릭의 설명이다.
울산ARC는 총 21만 5000㎡ 부지에 세계 최초 폐플라스틱 종합단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SK이노베이션의 정유화학 복합단지(울산CLX) 내 대규모 부지에 건설된다.
울산 ARC에는 총 3개의 공정과 1개의 유틸리티 공급 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오는 2025년까지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인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을 한 곳에서 구현하는 복합 재활용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울산 ARC의 경쟁력은 세계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구현,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플라스틱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플라스틱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을 찾고자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울산 ARC가 가동되면 매년 3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톤)의 약 9%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SK지오센트릭은 한국에 플라스틱 재활용 1호 공장을 설립해 국내 환경문제 해결에 먼저 기여하고, 추후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나 사장은 “프랑스에서는 적극적인 지원 약속을 받는 등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SK지오센트릭은 울산 ARC를 통한 재활용 신산업 활성화로 국가 경쟁력 제고, 국내 플라스틱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전망이다.
울산 ARC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매년 폐플라스틱 32만톤이 재활용된다. 국내에서 한해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톤)의 약 10%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아우러 울산 지역을 포함한 국내 전반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공사에 약 2600명의 상시 고용, 3만 8000여명의 간접 고용효과 그리고 울산 지역 간접 생산유발효과가 연 1조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완공 시에는 연 7억달러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공장 운영에 필요한 폐플라스틱 확보는 수거‧선별 전문 중소기업과 협력을 다각화하는 등 재활용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 글로벌 4사 CEO, 울산 ARC를 기대하는 이유는?
지난 14일 기공식에 앞서 서울 종로구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울산 ARC 프로젝트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 4개사가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을 비롯 글로벌 파트너사인 다니엘 솔로미타(Daniel Solomita) 캐나다 Loop CEO, 더스틴 올슨(Dustin Olson) 미국 PCT CEO, 잉 스테이튼 (Ying Staton) 영국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각 사 CEO들은 이 자리에서 자사의 기술력과 울산 ARC와 함께할 미래 성장 계획, 기대감에 대해 설명했다.
“화학산업의 부흥, 울산 ARC에서 출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SK지오센트릭 새로운 미래는 “화학 산업”을 다시 재해석하는 것이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플라스틱 원료를 반세기 만들어 온 기업의 책무가 사업 구조를 혁신하는 출발점이 됐다.
그간 플라스틱 재활용은 많이 하고 있었지만, 보통은 단순히 자르고 녹이는 기계적 재활용으로 재활용 횟수에 한계가 있다. 이에 SK지오센트릭은 소각이나 폐기될 수밖에 없는, ‘아직은 잘 재활용되지 않는 폐플라스틱’에 주목했다.
SK지오센트릭은 글로벌 파트너 3사와 협업을 통해 우수한 기술을 확보했다. LOOP는 PET 해중합, PCT는 고순도 PP 추출, 플라스틱에너지는 열분해 기술로 몇 년간 협업을 이어 왔다.
다양한 종류의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새로운 자원으로 만드는 곳, ‘울산 ARC’가 될 것이다. 특히 화학산업의 위기가 거론되는 요즘,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한국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울산 ARC를 시작으로 만들어 가겠다.
“100% 무한 재활용 페트 생산 공장될 것”
다니엘 솔로미타(Daniel Solomita) 루프 인더스트리 CEO
무엇보다 화학 제조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SK지오센트릭은 루프에게 이상적인 파트너다. Loop는 큰 분자 덩어리의 중합을 해체해 기초 원료물질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로 페트(PET)를 재활용한다.
루프는 SK지오센트릭 그리고 프랑스 환경전문기업 수에즈(SUEZ)와 프랑스 생타볼(Saint-Avold) 지역에 부지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이를 통해 100% 무한 재활용 가능한 새로운 플라스틱 수준의 재활용 페트(PET)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될 것이다.
루프는 대한민국 울산에 첫번째 상업 공장 시설을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전략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 ARC에서 생산될 제품은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보유한 재활용 관련 지속가능 목표를 지원하게 되며, 그 목표 이상의 환경적 가치까지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PET 고품질 플라스틱, 시장에서 주목할 것”
더스틴 올슨(Dustin Olson)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 CEO
PCT는 고순도 PP(폴리프로필렌) 추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을 저해하는 잔여물(오염물질, 색, 냄새 등)을 완벽히 제거해 신규 제품에 ‘준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별이 불가할 정도로 동등한 품질의 초고순도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한국은 제조업을 선도하는 국가이자 우수한 전문 인력을 보유한 국가이기 때문에 PCT의 기술 시설을 구현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 판단했고, 그 중에서도 SK는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특히 PP)에 대해 당사와 비전을 공유하는 기업이라 선택에 주저함이 없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이 가장 높은 수준의 품질 기준을 충족해 더 많은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규제 등으로 인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 PCT의 고품질 제품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울산 ARC,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선도할 것”
잉 스테이튼(Ying Staton)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
지난 2021년부터 SK지오센트릭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SK지오센트릭이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에 대한 관심과 포부가 타 기업과 남달랐기 때문이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역내 순환경제를 선도해 왔지만, 울산ARC 구축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이 유럽을 따라잡거나 심지어 추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 및 글로벌 지역에서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다. 플라스틱 에너지는 화학적 재활용 시장(열분해) 선두주자로서 SK지오센트릭의 열분해 기술 협력업체로 함께 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해 ‘화학적 재활용’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플라스틱 에너지는 SK지오센트릭과 당진 제2열분해 공장 건설 등 추가 협의를 이어가며 아시아 지역의 추가 확장 등 더욱 많은 사업기회를 논의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