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구리광석 공급 감소, 중 제련소 가동 축소 등 

[에너지신문]국제 구리 선물가격(LME 3개월물)이 톤당 9000달러를 상회하는 등 1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톤당 8000~8500달러 사이에서 횡보세를 보이다 3월 중순들어 상승 모멘텀이 강화되며 한때 9164.5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대비 3.6% 상승했으며 올해 연저점인 2월9일 톤당 8169달러 대비해서도 8.5% 상승한 수치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의 최근 구리가격 상승 배경과 전망에 따르면 국제 구리가격이처럼 상승한 배경으로 △남미 구리 광석(ore) 공급 감소 △중국의 제련소 가동 축소 움직임 △주요 경제지표 개선 △투기성 자금 유입 등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우선 구리 광석 공급 감소는 지난해부터 남미 주요 생산국의 대규모 광산 폐쇄, 주요 광산의 생산성 하락 등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체적으로 3% 공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파나마의 Cobre 구리 광산(전세계 구리 광석 공급의 1.5%)은 법원이 구리 광산 개발에 위헌 판단을 내린 후 폐쇄 작업에 착수했으며 페루의 Las Bambas 광산(전세계 구리 광석 공급의 2%)은 노조 파업 등으로 수차례 공급 차질에 직면했다. 

Anglo American 등 주요 광산업체들은 칠레 등에 위치한 광산의 광석 등급 하락과 같은 노후화 현상, 물류 차질 등으로 생산 목표치를 100만톤에서 73~79만톤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제련소 가동 축소도 구리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최근 중국의 구리 제련업체들은 사상 최저치로 급락한 제련 수수료(80% 이상 하락하며 톤당 10달러 하회, Fastmarkets)에 대응해 생산을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정부 주도의 가파른 구리 제련능력(capacity) 확충 속 구리 광석 공급부족 등으로 제련 마진이 크게 축소됐다. 

중국의 제련능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65만8000톤씩 증가했으며 올해에도 45만7000톤 추가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는 3월 중순 19개 제련소 경영진이 모여 ∆제련소 유지보수 조기 시행 또는 기간 연장 ∆가동률 조정 ∆신규 제련소 가동 연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구리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글로벌 제조업 PMI의 확장국면 진입, 중국의 양호한 2월 경제지표 등으로 대표적 경기민감 품목인 구리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글로벌 제조업 PMI는 지난해 12월 49이던 것이 올해 1월 50, 2월에는 50.3으로 상승하면서 저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은 대내외 수요 회복에 힘입어 12월 6.8%에서 1~2월 7.0%로 상승했으며 수출도 2.3%에서 7.1%로 반등했고 제조업 투자는 6.5%에서 9.4%로 크게 확대됐다. 

중국 제조업 PMI의 경우 국가통계국 지표는 위축 국면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차이신 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확장 국면에 진입하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투기성 자금 유입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으로 꼽혔다. 

구리 가격이 주요 저항선을 돌파함에 따라 신규 매수세와 함께 숏커버링 등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LME 구리 선물의 금융투자자 순매수 포지션은 1월 중순 0.5만계약에 불과했으나 3월 들어 크게 증가하며 15일 3만8000계약을 기록하며 2022년 2월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이처럼 구리 가격은 단기적으로 LME 현물 프리미엄 약세 지속, 중국 구리 재고 증가 등으로 조정 국면을 거친 후 상승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장기적으로도 친환경 수요 증가, 광석 공급부족 지속 등으로 구리 가격의 강세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구리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품목으로 가격 상승은 세계경제 회복 신호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상승세가 가파를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확산 돼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가 지연될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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