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모, 27일 토론회서 “정유사ㆍ주유소 약속 안 지켰다” 비난
주유소協, “정유사가 50~60원만 인하해 주유소에 공급” 주장

▲ (사)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이 주최한 '정유사의 100원 인하 평가와 추후방안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유사의 기름값 100원 인하 종료기한을 약 일주일 앞두고 소비자단체와 관련업계의 입장이 또한번 크게 엇갈렸다.

(사)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은 27일 학계, 관련 업계, 언론계 등 관계자를 초청해 ‘정유사의 100원 인하 평가와 추후방안 토론회’를 열고 ‘정유사의 100원 인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발표에 나선 김재옥 회장은 “정유사의 100원 인하 약속은 안 지켜지고 있으며 7월 7일 100원 인하조치의 환원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회장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를 촉구하는 한편 지속적인 정유사 및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과 석유가격 책정 문제에 있어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 등을 재확인했다.

▲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이 기름값 인하 논란과 관련해 주유소업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소시모측에 따르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3사는 가격인하 조치 이후 리터당 평균 60.65원만 인하하는데 그쳐 39.35원을 적게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유소 단계에서는 국제유가 하락분을 감안해 소비자가 100원의 가격인하 효과를 체감하는 가격이 리터당 127원인 상황에서 이를 만족하는 주유소는 전체 1만2000여개 가운데 2.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에너지 주유소의 경우 평균 66.08원 수준의 가격인하 조치를 취했으며 55.15%의 주유소는 오히려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업계를 대표해 패널로 나선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기름값 100원 인하조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이 100원 인하된 가격이 아닌 리터당 평균 50~60원만 인하된 가격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 회장은 “가격 인하조치 기간 동안 주유소에 대한 SK의 휘발유 공급가격은 1842.93원, 경유는 1677.67원이며 나머지 3개 정유사는 평균 휘발유 1784.76원, 경유 1624.26원에 공급했다”고 밝히고 “정유사에서 휘발유는 58.17원, 경유는 53.41원만 인하된 가격으로 주유소에 각각 공급이 이뤄졌기 때문에 정유사에서 주유소로 넘어오는 단계에서 가격 인하폭이 100원 보다 훨씬 적은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하조치 기간 중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휘발유는 90.69원, 경유는 93.79원 인하된 가격으로 공급돼 100원 인하효과가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 회장은 “주유소의 경우 전국적으로 1만2000여개가 넘는 상황에서 이미 충분히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유사의 가격인하 조치 종료 후, 특히 물량공급이 제한적일 경우에는 재고소진에 따라 가격환원 조치 직후부터 인상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인상폭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이와 같은 양측의 주장에 대해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시장에서 경쟁할 여건을 조성하는 제도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결정에서 경쟁구조에 관한 논란은 외형적인 숫자나 소비자의 심증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유효경쟁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가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시키면 될 사항”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가 유류세 인하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석유가격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당초 정유 4사와 정유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석유협회가 패널로 초청됐으나 각 정유사간 미묘한 입장차이와 석유가격 구조개선과 관련해 유류세 인하에 더 많은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정유업계의 입장 등으로 참가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3~6월까지 정부합동단속반이 강력히 추진한 불법탈세석유 근절로 3~5월 3개월간 주유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드럼 늘어난 925드럼에 달했으며, 이에 따라 8500억원의 세수증가 효과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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