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원유 3900만배럴로 축소 우려

이라크 쿠드르 석유개발-SOC사업 수정계약 협상이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지식경제위원회의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재균, 민주당 강창일, 한나라당 이상권 의원 등이 석유공사가 진행중인 ‘이라크 쿠르드 석유개발-SOC사업’ 전반이 총체적 부실을 안고 있다고 질타했다.

▲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석유공사가 쿠르드지방정부의 수정계약 요구가 “SOC 투자비 중 11.75억불을 현금으로 달라는 것”이어서 계약유지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현금지급정도가 아니라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어서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쿠르드지방정부의 핵심요구는 △SOC사업에 대한 영구적인 하자보수 책임 △SOC투자비 19억달러 가운데 11.75억불 현금지급 △보장원유 축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우선 SOC사업에 대한 영구적인 하자보수 책임 부분이 도마에 올랐다.

쿠르드지방정부는 1단계 사업인 발전소, 변전소 건설에 대해 한국측의 영구적인 하자보수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보장원유 6500만배럴 이상의 추가비용이 초래될 수 있고 사업취소를 고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요구라는 것.

또 11.75억불 규모의 SOC 2단계 사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여부도 쟁점 사항이다.

현재 계약서에는 석유공사의 발주와 한국기업의 참여가 보장되어 있지만 11.75억불을 현금으로 요구하고 있는 쿠르드는 발주권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한국기업의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면서 SOC 패키지딜이라는 사업의 의미가 상실되고 11.75억불은 서명보너스가 되는 셈이라는 것.

보장원유에 관한 사항은 핵심 쟁점.

쿠르드지방정부는 석유공사의 이익원유 중 쿠르드지방정부에 제공해야하는 40%(CBP)의 물량을 석유공사의 보장원유 6500만 배럴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석유공사의 보장원유는 2600만 배럴이 줄어든 3900만배럴에 그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수정계약에서 쿠르드는 11.75억불을 현금으로 받는 대신 추가로 2개 광구의 지분투자를 승인하겠다는 것인데 이 두 개 광구에 석유공사의 이익원유 가운데 40%를 쿠르드지방정부에 제공해야 한다는 CBP 계약조건이 있다.

김재균 의원은 석유공사가 지난해 12월 쿠르드와 수정계약 MOU를 체결하면서 2개 광구에 CBP조항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쟁점은 CBP에 의해 쿠르드 정부에 제공한 40%의 원유물량이 석유공사의 보장원유 6500만 배럴안에 포함되는지 여부.

김 의원은 석유공사 법무팀이 이 CBP 40%가 석유공사의 보장원유에 포함되는지 안되는지 확답을 못하고 대신 협상과정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 있음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CBP가 보장원유에 포함된다면 이 2개 광구에서 석유공사의 보장원유는 3700만배럴에서 2100만배럴로 축소되고 전체적으로 6500만배럴에서 2600만배럴이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것.

지금까지 ‘이라크 쿠르드 석유개발-SOC사업’에 투자된 돈은 6.75억불(광구탐사비 4.5억불, 서명보너스 2억불, SOC 투자비 0.25억불)이다.

김재균 의원은 “자원외교 이벤트 차원에서 계약성사에만 급급하다 보니 부실하게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사업이 실패로 끝나지 않게 계약 재협상에 최선을 다하되 사업이 취소되더라도 불리한 계약을 수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강창일 민주당 의원도 “석유공사가 제시한 수정계약(안)을 보면 당초 계약에서는 SOC건설 사업 주체가 석유공사였지만 수정계약에서는 이라크 지방정부로 수행주체가 변경돼 있다”라며 “이라크 지방정부가 우리 기업의 참여 기회 보장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국내 기업의 이라크 쿠르드 SOC건설 사업참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상권 한나라당 의원은 “이라크 쿠르드 지역 개발에 있어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아 투자비 4400억원을 손해 볼수 있다”라며 “SOC사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잘못하면 남 좋은일만 시키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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