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력공기업 ‘도덕적 해이’ 집중 질타
여‧야, 전력공기업 ‘도덕적 해이’ 집중 질타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1.10.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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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전‧발전자회사 국정감사서 무더기 지적
정승일 사장 “직원 태양광발전 겸직, 개인 일탈”
▲ 12일 한전-전력공기업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 12일 한전-전력공기업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신문] 12일 열린 전력공기업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전 및 발전자회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편법, 직원들의 일탈행위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김경만 의원(민주당)은 발전공기업이 발주한 발전정비공사에서 하도급 계약금액이 50%가 삭감되는 등 도급업체의 ‘공사대금 후려치기’ 갑질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전사가 하도급 승인절차에 대한 뚜렷한 관리지침을 마련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발전사의 하도급 관리 부실이 하도급업체의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는 게 김경만 의원의 설명이다.

김경만 의원은 “발전정비공사에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하도급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하도급 대금 과소지급이 반복되고 있어 각 발전사가 불법 하도급을 근절하기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성환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는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 김성환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는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김성환 의원(민주당)은 발전공기업 국정감사에서 녹색채권의 부실 문제를 질타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 수출입은행이 녹색채권을 최초 발행한 이후 최근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급격히 증가, 13조 9290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녹색채권이 당초 목적대로 탄소중립과 환경개선 목적에서 벗어나 기업의 ‘그린워싱(green washing)’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성환 의원은 “남동발전의 경우 올해 1월 3000억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는데, 전액 REC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자신들에게 할당된 재생에너지 발전 의무를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 그냥 빚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녹색채권 발행실적을 ESG경영실적으로 둔갑시키고, 단기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발전공기업의 꼼수인 만큼 녹색채권을 활용한 REC 구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정호 의원(민주당)은 남동발전이 지난 7월 진행한 ‘국내산 펠릿 10만톤 도입 입찰’과 관련, 예정가격을 변경하는 등 위법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지난 7월 국내산 펠릿 10만톤 도입 입찰을 진행했는데, 예정가격이 시중보다 낮아 3차까지 유찰되고 4차 입찰에 예정가격 이하 공급사(2곳)에 낙찰됐다. 그러나 남동발전은 예정가격을 10% 상향변경하고, 낙찰가에 10% 상향 계약했다. 이로 인해 3차 입찰에서 최저가로 응찰한 업체가 따로 있어 피해업체도 발생한 것.

김정호 의원은 “예가변경은 국가계약법 위반으로, 이러한 위법행위로 남동발전은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22억원을 얹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 권명호 의원(국민의힘)이 정승일 한전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권명호 의원이 정승일 한전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은 “한수원이 방사선 폐기물 처리, 유해물질 반출입 관리를 위한 용역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013년 이후로 매년 ‘원전방사선관리용역’과 ‘경상원전 방사선관리용역’을 발주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총 9263억원을 계약금으로 지출했다.

그런데 이 입찰에 참여해 실제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한전 및 한수원 출신을 채용해 유자격업체 등록에 유리한 점수를 따내고 한수원에서 50억원 이상, 원자력환경공단 등에서는 25억원 이상 사업을 수행한 실적이 있어야 심사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등록된 유자격업체도 2013년 이후 지금까지 1개 업체만 바뀐 채 9개 업체의 독식구조가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 구자근 의원은 “신규 등록된 1개 업체를 제외한 8개 업체 중 소유주가 같은 기업이 있어, 7개 업체가 약 10년간 1조원 규모의 용역을 나눠먹기 해왔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은 “독과점 시장을 만들어 놓고 기술 평가에서는 한전, 한수원 직원의 인정률을 100%로 만들어 퇴직 직원을 모셔갈 수밖에 없도록 만든 부서와 관련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전 용역 기준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도 검증과정을 통해 신규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은 “한전 임직원들이 본인 또는 가족 명의의 태양광 발전소 운영을 통해 1인당 4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도 감봉, 견책 등 경미한 수준의 징계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매년 지적되는 고질적인 문제임에도 해결되지 않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로 제식구 감싸기에 여념 없는 한전의 안이한 행태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전 임직원들은 자기사업을 영위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해당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배우자 등 가족 명의로 발전사업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다 적발돼 징계 조치된 82명 중 실제 수익을 냈거나 현재도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은 75명에 달했다. 이들이 지난 5년간 벌어들인 수익은 1인당 평균 3890만원이다.

징계 조치의 80%가 감봉, 견책 등 경징계에 그쳤다. 파면·해임 처분을 받은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정직 처분을 받은 14명이 가장 중한 수준에 속했다.

이주환 의원은 “해당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징계 수준이 미미하기 때문”이라며 “규정 위반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직원들을 솜방망이 징계로 눈감아주는 한전의 도넘은 제식구 감싸기 행태를 엄중히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는 김정재 의원(국민의힘).
▲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는 김정재 의원.

최승재 의원(국민의힘)은 한전 직원들의 태양광사업 겸직 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관련 기관이 태양광, 풍력발전 등과 관련된 내부 정보로 이익을 취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최 의원은 설명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태양광 발전사업 겸직이 직원의 일탈인지, 정책적 허점인지를 묻는 최 의원의 질문에 “일부 직원의 일탈로 봐야한다”며 “징계 조치가 끝난 사항인 만큼 추가 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다만 정 사장은 내부 감사 등을 보다 철저히 해 직원의 일탈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질의하는 의원들과 언쟁을 벌인 정재훈 한수원 사장의 답변 태도가 지적을 받았다. 또한 관세청장 출신인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의 전문성 역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 정재훈 사장이 양이원영 의원의 질타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답변 태도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정재훈 사장이 양이원영 의원의 질타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답변 태도를 지적받았다.

 

권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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