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高 이온전도성 복합고체전해질 막 개발
기존 이차전지 밀도 뛰어넘어...화재 위험 해방 기대

[에너지신문] 세계적으로 '전고체 전지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발목을 잡는 화재 위험성을 해소하고, 높은 에너지밀도를 통해 전기 자동차의 주행거리의 족쇄를 풀어줄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전고체 전지 시장 규모는 2020년 6160만달러에서 2027년 4억 8250만달러로 연평균 34.2% 성장이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2020년 292만달러에서 2027년 3229만달러로 연평균 41%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의 개념도.
▲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의 개념도.

모든 구성 요소가 고체 상태인 전고체 전지는 고체전해질의 역할이 배터리의 특성을 좌우한다. 고체전해질 재료는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구분되며, 산화물계 전해질의 경우 안정성이 높고 공정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어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단 장보윤 박사 연구진은 상온에서도 높은 이온전도성을 가진 전고체 전지용 복합 고체전해질을 개발에 성공했다. 복합 고체전해질은 고체전해질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2개 이상의 고체 전해질 소재를 혼합해 고체전해질 각각의 단점을 보완, 성능을 향상시킨 고체 전해질 소재다.

연구진에 따르면 복합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전지는 310 Wh/kg의 높은 에너지밀도 성능을 보였으며, 구부리거나 자르는 극한 상황에서도 전지가 안정적으로 작동되는 우수한 내구성까지 증명했다.

▲ 복합고체전해질이 적용된 전고체전지.
▲ 복합고체전해질이 적용된 전고체전지.

연구진의 이번 연구 결과는 캐나다 국책연구소인 NRC와의 2년간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한 결과로 캐나다의 핵심 광물을 활용한 전고체 전지 기술의 국제협력을 강화, 연구원의 역량 강화는 물론 이를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의 중요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복합 고체전해질은 국내 최초로 기존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의 함량 한계인 30%를 80%까지 높여 이온전도성과 안정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또 고분자를 바인더로 활용, 소재 간 결착력과 안정성을 강화함에 따라 얇게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해 롤투롤 공정으로도 제작할 수 있다.

바인더는 전극 구성 물질을 혼합한 슬러리를 전자가 이동하는 집전체에 균일하게 도포할 수 있도록 하는 접착제 역할을 하며 충방전이 반복적으로 진행될 때 결합이 느슨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롤투롤 공정은 플라스틱 필름이나 금속 호일 롤에 유연하고 큰 표면의 필름을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방법으로, 대량생산에 적합하며 연속적인 생산 과정으로 인해 높은 효율성을 가진다.

▲ 롤투롤 공정을 이용한 복합고체전해질 제작 과정.
▲ 롤투롤 공정을 이용한 복합고체전해질 제작 과정.

연구진이 개발한 복합 고체전해질은 특수하게 설계된 적층형 고분자-산화물 복합전해질이다. 산화물 고체전해질이 80% 함유된 중간층과 이온전도성 첨가제를 함유한 고이온전도성 고분자 전해질이 위-아래층으로 있는 3층 샌드위치 구조로 양극과 음극이 맞닿은 부분의 저항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함량의 고체전해질은 이온전도성을 10배 이상 향상시켜 우수한 성능을 발현했다.

이에 더해 복합 고체전해질에 적용된 고분자 전해질의 유연한 특성은 강도가 약해 얇게 만들기 어려웠던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량 양산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복합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전지는 기존 상용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 한계(300Wh/kg)를 뛰어넘는 성능(310Wh/kg)을 나타냈다. 또 전지를 구부리거나 잘라도 안정적으로 구동돼 발화나 폭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 고성능 산화물 기반 전고체 전지 개발 연구팀.
▲ 고성능 산화물 기반 전고체 전지 개발 연구팀.

연구책임자인 장보윤 박사는 “황화수소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의 대기업 중심 개발 추세에서 출연연 주도로 안전하고 우수한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 기술개발과 사업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배터리 소재 확보를 통해 전기자동차 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전고체 전지 스타트업인 에이에스이티(주)에 1차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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