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포트폴리오 고부가·친환경 제품 전환 등 통해 
수출입은행, 현황 및 3대 리스크 분석 보고서 발표

[에너지신문]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공급과잉 구조인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차별적인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원료 및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를 범용제품 중심에서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구조 다각화 필요하며 차별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원천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애 따라 정부가 R&D 예산삭감 방침을 변경해 현 R&D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석유화학산업 현황 및 3대 리스크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석유화학업계가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 및 중국 자급률 제고 등 역내 공급 확대로 인해 수출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반면 고유가와 고환율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국들이 2050년 Net-zero 달성 목표를 수립하고 석유화학제품과 관련한 글로벌 규제가 확대되는 등 재활용 및 재생가능한 대체원료(바이오 기반)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어 기존 석유화학산업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구조적인 공급과잉 구조로서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 수요부진 및 자급률 상승에 따른 가동률 하락, 원가경쟁력 열위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은 지난 2018년 이후 연평균 6.25%로 증가해 지난해 연간 1280만톤의 생산능력 보유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1460만톤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석유화학제품 내수 시장 수요 증가율은 지난 2018년 이후 연평균 3.1%로 생산능력 증가율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구조적인 공급과잉 심화, 수출시장 의존도가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 중국 수요부진 등에 따라 가동률이 하락하며 지난해  제품 생산량은 증설 이전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설비는 주로 NCC 중심으로 구성돼 석유기반의 나프타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최근 고유가 지속에 따른 원가경쟁력이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다. 

고유가로 인해 나프타 가격이 상승했지만 제품 공급과잉으로 인해 원료가격 상승분이 제품가격으로 전가되지 않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지난해 수출액이 공급과잉, 수요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약 17% 감소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점차 수출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 

수직통합 대규모 설비를 보유해 운영 효율이 높은 것이 강점이지만 원료의 수입 의존도 및 제품 수출의존도가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높은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중국의 자급률 제고 정책에 따라 수출시장에서 저가원료 기반의 중동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차별적인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리스크 요인으로는 수요둔화 장기화, 중국발 공급과잉 심화원가경쟁력 약화 등 세가지를 꼽았다.  

우선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중국 부동산 경기침체, 가전 및 전자기기 수요부진 등 주요 전방산업의 빠른 성장 회복세 기대가 어려운 상황일 뿐 아니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완화에 따른 리오프닝 및 경기부양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부동산 경기 지수가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주요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경제성장률 둔화와 함께 석유화학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고금리 장기화,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기조도 석유화학 수요 회복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의 일환으로 각국이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함에 따라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석유화학제품의 수요 둔화가 우려되고 재활용 플라스틱은 주요 국가들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2025년 이후 비중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인 중국발 공급과잉 심화가 우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이 수요증가분을 크게 상회하며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설비 가동률이 80% 초반대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은 중국 NCC를 중심으로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동안 약 4500만톤 확대, 이 중 2500만톤(한국 총 생산능력의 2배 수준)은 중국에 의해 공급될 예정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증설 목표는 자급률 제고를 통한 석유화학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 있으며 자급률 제고 정책 지속으로 공급과잉 심화·장기화가 될 전망이다. 

과거 에틸렌 설비증설이 주로 에틸렌 계열 제품에 집중된 CTO(Coal to Olefin), ECC(Ethane Cracking Center) 설비 중심이었던데 반해 이번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 확대는 NCC 위주의 증설로 에틸렌 뿐 아니라 BTX 등 다양한 기초유분이 함께 생산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중국 석유화학업계는 효율이 높은 COTC(crude oil to chemicals) 공정 도입도 활발하게 검토 중이며 2020년대 후반 이후 장기적으로 COTC 설비 비중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對중국 수출이 더욱 위축될 우려가 높다. 

이와 함께 원가경쟁력 약화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장기적으로 NCC 대비 ECC의 원가경쟁력 우위가 지속되며 NCC 중심의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원가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유가 시 NCC의 원가경쟁력이 ECC 대비 열위에 있게 되며 중장기적으로 배럴당 60~80달러의 유가 수준이 전망되고 있어 NCC 설비의 원가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장기적인 석유제품 수요 감소에 따른 정제설비 가동률 하락으로 나프타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가격 상승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원유와 가스 기반의 석유화학 원료 중에서도 NGL(natural gas liquid) 비중 확대, On-purpose 설비 비중 확대 등 석유화학 원료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결국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공급과잉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사업구조 다각화를 해야 하며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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