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LNG가격 전년대비 큰폭 하락…불붙는 체리피킹 논란
2020년 최대 직수입 이후 감소세에서 2023년 다시 급증세

[에너지신문] 2021년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민간발전사와 발전공기업의 LNG직수입 물량이 지난해 다시 급증하는 등 주춤했던 LNG직수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는 민간발전사와 발전공기업의 신규 발전소 가동 및 산업체 수요 확대 등으로 LNG직수입 물량이 최초로 1000만톤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내용은 본지가 한국가스공사와 발전공기업, 민간사의 수입량을 모두 합쳐 발표하는 관세청의 지난해 수출입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와 한국가스공사의 도입량 및 판매량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 관련없음(사진은 보령LNG터미널)
▲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 관련없음(사진은 보령LNG터미널)

관세청의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천연가스 수입량은 4415만여톤으로 2022년 4639만여톤보다 약 4.8% 감소했으며, 수입액은 360억 6141만달러(USD)로 2022년 500억 2218만 8000달러보다 약 28%나 감소했다.

본지가 취재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가스공사의 도입량은 약 3560만톤 규모로 추정되며, 발전용과 도시가스 총 판매량은 3470만톤 규모다. 즉 국내 천연가스 수입량 4415만톤에서 가스공사 도입량 3560만톤을 빼면 민간발전사와 발전공기업의 지난해 LNG직수입량은 약 860만톤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가스공사를 제외한 LNG직수입 물량은 2010년 173만톤(5.1%), 2015년 188만톤(5.6%), 2018년 617만톤(13.9%), 2019년 728만톤(17.8%), 2020년 906만톤(22.1%)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20년 최대 LNG직수입 물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제 LNG가격 급등 이후인 2021년 770만톤, 2022년 740만톤 등으로 추정되면서 LNG직수입이 감소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 LNG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LNG직수입 물량이 정점을 찍었던 2020년 906만톤에 육박하는 약 860만톤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에는 국제시장에서의 LNG스팟구매가격이 안정화될 경우 LNG 직수입 수요처인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복합발전, 위례에너지서비스, 파주에너지서비스, 여주에너지서비스, SK에너지, GS칼텍스, GS EPS, GS파워, 중부발전, S-Oil, 신평택발전 등의 전체 수요량이 2020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파주에너지서비스, 신세종빛드림 열병합발전소, SK인천석유화학 등 신규 및 추가 LNG 직수입 수요처가 늘어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처음으로 LNG직수입 물량이 1000만톤을 상회할지 주목된다.

◆ 국제 LNG가격 동향은.

동북아시아 천연가스가격(JKM) 추이를 보면 2020년 여름 $2~3/MMBtu로 저렴했지만 2021년 여름 이상기온 및 경기회복으로 점차 상승해 6월 JKM가격(월 평균)이 $10/MMBtu이상으로 상승했다. 이후 겨울철을 앞두고 러시아의 EU 천연가스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10월부터 $30/MMBtu 이상을 기록했다.

2022년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8월 러시아의 對 유럽 가스공급 축소와 유럽 국가들의 동절기 대비 재고 확보로 인한 수요증가로 천연가스가격이 급등 했었다. 실제 2021년 1분기 $10/MMBtu 수준이었던 동북아 지역 천연가스(JKM) 현물가격은 유럽과 아시아의 LNG 확보 경쟁이 격화하면서 2022년 3분기 $47/MMBtu 수준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2022년 8월말에는 $69.9/MMBtu까지 치솟았다.

2023년에는 1월 3일 개장시 JKM가격이 $29.35/MMbtu를 기록했지만 가스가격이 점차 하향 안정화되면서 6월말까지 $9~12/MMbtu대로 대폭 하락하기도 했다. 8월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10월 중순 $18.58/MMbtu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4분기 차츰 하향 안정화되면서 12월말 $11.52/MMbtu을 기록했다. 2023년은 전반적으로 전년대비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해였다.

현재 아시아 JKM LNG 가격은 $11/mmbtu대에 형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러-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홍해 확전에 따른 LNG 운송 차질, 호르무즈 해협 폐쇄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높아 글로벌 시장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JKM가격동향(LNG Japan Korea Marker)
▲ JKM가격동향(LNG Japan Korea Marker) (참고자료:Investing.com)

◆ 불붙는 체리피킹 논란

이같이 국제가스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속에서 2021년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LNG직수입이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LNG직수입 물량이 다시 급증하면서 LNG직수입자가 LNG 고가 시황에서 LNG 구매물량을 축소하는 이른바 Cherry Picking(선택적 구매)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김용민 국회의원은 LNG 직수입자의 선택적 물량 도입(체리피킹)으로 2022년과 같은 LNG 고가 시황에서 가스공사가 추가로 LNG를 현물구매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되고 있다고 국회 예정처의 보고서를 공개하며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국회 예정처에 따르면 2022년 민간 직수입자의 LNG 구매 감소로 가스공사가 추가로 구매한 LNG 물량은 172만톤으로 추정됐다. 이는 가스공사 발전용 판매량이 1850만톤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약 10%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이 물량을 구매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약 3조 9462억원으로 추정된다.

실제 2021년 4593만여톤이었던 국내 천연가스 수입량은 2022년에 4639만여톤으로 1% 증가했지만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인해 수입액은 2021년 254억 5278만달러에서 2022년 500억 2218만달러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예정처는 가스공사가 부족한 물량을 고가로 구입해 국내에 공급하게 되면 가스공사 가스도입비용 증가→국민부담 가스요금 상승→가스도입비용 증가로 인해 가스공사가 연료를 공급하는 발전사 발전 연료비 단가 상승→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었다.

예정처에 따르면 첨두부하를 담당하는 LNG 발전비용의 증가로 인해 높은 수준의 SMP가 결정됐고, 이는 한전의 연료구매비용을 상승시키면서 적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2022년 한전 적자가 33조에 달한 반면 민간 LNG 발전량의 70%를 담당하는 3대 민간 직수입 발전사의 2022년 영업이익을 확인한 결과 2020년 대비 4배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LNG직수입자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민간LNG산업협회는 최근 체리피킹 논란에 대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수입발전사는 전기사업법 제14조(전기공급의 의무)에 따라 전력거래소 입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발전사업허가가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임의로 LNG를 사지 않거나, 발전기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법·제도적으로 볼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022년 전력거래소 입찰현황을 보면 민간 발전사들은 매월 전력거래소 급전 입찰에 참여했으며, 전력거래소가 저렴한 LNG도입단가를 시장 수요에 맞춰 순서대로 결정하는 것이지, 직수입발전사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2022년 직수입 물량이 감소한 것은 LNG가격이 가장 비쌌던 시기동안 해외 LNG 판매자들은 러·우 전쟁 등 국제정세 급변으로 인한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장기계약 물량으로 제공하지 않고, 비싼 현물 판매 물량으로 돌려 수익을 극대화하려 했기 때문에 거래 규모가 적은 민간직수입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본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2022년 초 미국 프리포트 화재로 인해 직수입발전사들의 장기계약 물량 도입에 차질이 생겼으며, 직수입발전사는 연료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비싼 현물로 LNG를 도입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는 전력거래소의 급전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해 발전기 가동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민간LNG산업협회의 주장에 대해 한국가스공사는 직수입자의 체리피킹 이슈는 국회, 언론 등 각계에서 여러 지적이 있었으며, 이미 전문가들에 의해 인정돼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문희 한국가스공사 마케팅본부장은 직수입자들이 LNG 도입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행 제도하에서는 직수입사는 리스크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공정한 룰을 만들기 위해 제도개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가스공사의 현물 도입 비중이 10% 수준인데 비해 LNG 직수입자의 경우 현물 도입 비중은 20~40%에 이르고 있어 국제 평균 18%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게 가스공사측 설명이다.

이같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제LNG시장에서의 현물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주춤했던 LNG직수입 물량이 지난해부터 다시 급증하면서 체리피킹 문제는 올해 LNG직수입의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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